엄마가 직접 찾아낸 복지들
저희 아이 처음 장애등록을 하던 날,
저는 아이 사진을 차마 새로 찍지 못했어요.
아주 오래 전, 괌 여행을 갔을 때 찍어두었던 사진을 꺼내 대체했어요.
그때의 저는 알지 못했어요.
그 사진 속 환하게 웃는 아이가
‘중증 자폐’를 판정받게 될 줄은.
사실 경증정도를 바랐죠.
그건 어떤 부모든 마찬가지겠지요?
저는 길에 서서 오랫동안
그 장애인등록증을 들여다보았어요.
심한 장애라…하지만 이 말은이
혼자 밥도 먹기 힘들고, 혼자 배변도 힘들고,
말을 못하는 아이에게
주어지는 단어라는 사실을요.
‘그래도 뭐라도 혜택을 받아야지…’
그런 마음으로 행정복지센터에 물어봤어요.
그런데 돌아온 말은
“장애인차량 등록하셔서 주차 가능하시고,
전기세 감면, 가스비 감면 신청하시면 됩니다.”
그게 전부였어요.
진짜 중증장애는 초등학생이 되어도
만 2세 수준의 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언제 다른 사이트를 찾아보고
어디서 뭘 신청해야하는지 공부할 시간이 있었겠어요.
게다가 저는 세쌍둥이 엄마거든요.
그렇게 복지는 만들어져있기는 한데
너무 멀리 있었어요.
제가 먼저 알아봐야 했고,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그냥 몰라서 지나치게 되거나 신청기간이 마감되어 있었죠.
그러다 유치원에서 센터에서
같은 아픔을 가진 엄마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지혜를 나누어주기도 하고
좋은 정보도 알려주었습니다.
“그건 여기다 전화해 보면 돼요.”
“그건 내가 해봤는데 이렇게 해야 돼요.”
그 과정에서 놀라운 제도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분들도 모르던
복지가 있었다는 것.
그제야 진짜로 알겠더라고요.
복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아는 사람만 누리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복지라는 이름의 미로 속에서
엄마인 제가 직접 겪고 찾아낸 제도들을,
이제 막 이 길을 걷기 시작한
또 다른 부모에게 전하고 싶어서요.
사람은 역시 죽을 때까지 배워야하더라구요.
근데 그 배움은 자격증을 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와 저, 우리 가족의 삶을 지키기 위한 공부였어요.
이제라도 누군가에게
이 정보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덜 지치고, 덜 외롭길 바라면서.
< 엄마가 찾아낸 복지들 >을 시작합니다.
1편 예고.
자동차등록세가 아니고 자동차세 감면이 된다고요?
정말 나도 될 줄 몰랐어요.
알아두면 삶이 조금 가벼워집니다.
공감해주신, 그 마음이 제겐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