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전담 미용실 이야기
장애인들이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파마라고 합니다. 제가 관련 강의를 듣다가 알게 되었는데, 머리를 자르는 일은 누구에게는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입니다.
낯선 공간, 기계 소리,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강요, 눈을 마주치는 미용사와의 짧은 대화조차 큰 부담이 됩니다.
특히 자폐를 포함한 발달장애 아이들에게는 미용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감각적으로 어렵고 심리적으로도 벽이 있는 공간이죠.
저도 아들 데리고 미용실 가는 일이 정말 힘듭니다. 건우는 변화를 싫어하고 머리 자르는 것을 아직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늘 다니던 같은 미용실만 고집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낯선 공간은 거의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힘을 써서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집에서 자르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남자 아이라 더 자주 가야 하는데 갈 때마다 마음이 조심스럽습니다.
혹시나 다른 손님에게 피해가 될까봐 눈치를 보게 되고, 머리를 자르며 불편해할 건우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늘 서둘러 시술을 마치고, 머리도 감지 않고 미안한 마음으로 빠르게 미용실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이처럼 미용실 이용은 ‘사회적 접촉’ 그 자체이기에, 장애인에게는 큰 도전이 됩니다.
그런데 혹시 그런 사람들을 위한 미용실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인천 서구의 따뜻한 공간, AIN 뷰리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AIN 뷰리코’는 장애인을 위한 전담 미용실입니다.
AIN 뷰리코 주소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루비로 76, 청라스퀘어 7 2층
뷰리코 카카오 채널(클릭)
AIN 뷰리코는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경사로와 자동문이 설치되어 있고, 휠체어를 탄 채로 머리를 감을 수 있도록 샴푸대도 맞춤 높이로 세팅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소음에 민감한 아이들을 위해 저소음 미용 기기를 사용하며, 한 번에 한 사람만 예약을 받아 한 사람의 시술에 집중합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원장님은 단순히 ‘머리를 잘라주는 공간’이 아니라, 장애인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첫걸음을 돕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커트뿐 아니라 염색, 펌도 가능합니다. 단지 ‘장애 전용’이라는 이름으로 커트만 가능한 서비스가 아닌, 평등한 미용 경험을 제공합니다.
예약은 전화나 SNS 채널을 통해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고요. 보호자와 아이 모두가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과 분위기를 조율해 주신다고 합니다.
서울, 경기, 그 외 지역은?
서울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장애전담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를 개소했고, 이후 2호점까지 확장했습니다. 이곳도 커트뿐 아니라 염색, 펌, 클리닉까지 가능한 전용 미용실로, 지자체 예산으로 저렴한 비용에 운영됩니다.
서초구, 동대문구 등에서도 장애전담 미용실을 설립하거나, 민간 미용실과 협약을 통해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지정하는 등 점차 확대되는 추세인데,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경기도 성남에는 ‘함께헤어’라는 전용 미용실이 복지관 내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으며, 타 지역에도 봉사 기반의 방문 이·미용 서비스가 존재하긴 하지만, 아직 전용 시설은 서울과 인천 일부에 국한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확산이 필요한 이유
머리를 자르는 일조차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단지 ‘기술’이 아닙니다. 배려와 기다림, 구조적 설계, 그리고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전담 미용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사회 속 나의 자리를 확인하는 경험이고, 함께 살아가는 일상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아직 전국적으로 몇 군데 안 되지만,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단순히 ‘복지사업’이 아니라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는 인프라로, 더 많은 지역에서 이 모델이 넓게 퍼져 생겨나길 바랍니다.
실제 건물주가 자리를 내어주지 않아 미용실 개소가 더 어렵다고 하는데, 많은 건물주 분들이 조금 곁을 내주시면 더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미용실 가는 길이 평범한 외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하루가 커다란 용기일 수 있습니다.
그 용기에 우리가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