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단편 시그림
이런 글을 올렸었다.
그리고 일 년 후,
이런 글을 올리게 된다.
뜻하지 않은 추... 축복에
<만감 교차로>에서 서성이고 있다.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인원이 처음 생각보다 심각하게 많아졌지만
인생이란 규정에 정원이 정해져 있지 않은 터라 함께하기로 했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 아빠맘 내비게이션은 익숙하지 않다.
가끔 제대로 동작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지구의 자전축이 매 순간 틀어지는 것 마냥 순간순간 달라지는 안내다.
그래서 자주 길을 잃고 헤맨다.
가끔 저 아래 던져둔 남자 맘 네이비게이션에 시선을 빼앗기거나
옆에 앉은 아내의 MUST GO 경유지를 둘러가며 에둘러 헤매기도 한다.
여행을 시작하며 운전대를 잡은 나는 많은 인원에 조급해지곤 한다.
'다들 힘들 텐데..', '여기서 좀 쉬고 갈까?', '좀 더 빨리 가야 하나?',
'이 신호는 무시할까?', '이 길이 맞긴 한가?',
'도대체 목적지는 언제쯤 도착하는 거야!!!'
그렇게 초조하게 앞만 보고 달리는데, 깔깔거리는 네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나와는 달리,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줄곧 즐거웠던 아이들.
길도 잘 모르겠던 참에 달리던 길에 멈춰서 아이들을 바라본다.
포동포동했던 볼살과 함께 앞니가 빠진 첫째.
희미했던 쌍꺼풀 한쪽이 엉뚱 미와 함께 도드라진 둘째.
남자다운 눈매를 가진, 어설프지만 어엿한 아기 형이 된 셋째.
큰 강아지를 갖겠다던 꿈을 태몽으로 바꾼, 강아지 같은 넷째.
나도 모르는새 한 뼘씩은 더 큰 것 같다.
한참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온다.
베시시...
갈 길이 한참인데...
하여간 도통 알 수 없는 아빠맘 내비게이션이다.
뭐. 이렇게 된 거. 조금만 놀다 갈까?
아무래도 조금 더 헤매야하나 보다.
< 작가의 썰 >
음... 그러니까. 이건. 여행의 기록입니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습니다. 행복이란 곳인데.. 그게 참. 찾기가 쉽지 않네요.
열심히 찾아 행복 로드맵을 그리고 싶었으나 지금까지 그린 것을 보니 미로가 따로 없네요.
그런데 잘 되었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한 번 즐겨보는 거죠. 뭐.
미로. 재밌잖아요.
아이 넷과 함께 그리고 찾았던 길. 다시 봐도 잘 찾을지 확신할 수 없는 이 길을 여기에 펼쳐 보입니다.
정신없이 달렸던 당신. 행복 미로에서 잠시 노닐다 가세요.
미로의 끝에서 시시한 행복을 찾길 바랍니다.
- 매일. 시시한 행복을 찾는 하루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