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를 써보려해.

이제 한글을 배우지만....

by 햔햔
한글부터 떼야할 듯.jpg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베스트셀러를 꿈꾼다. 나의 글이, 나의 땀과 시간을 쏟아부은 노력이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 생각만해도 뿌듯하고 가슴벅찬 일이다.


그럼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려면 무엇을 시작해야할까? 그렇다. 글 쓰기다. 언제일지 모를 그 순간을 위해 꾸준히 글을 써나가야한다. 누군가는 글쓰기와 궁합이 맞아 쉽게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남모를 눈물과 역경을 넘나들며 이뤄낸다. 삶 자체가 평탄치 않았거나, 남다른 사연을 가졌거나, 긴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었거나. 아무튼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힘듦에, 긴 기다림에, 두려움에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그 수 많은 글 중에 베스트가 되는 것이 그리도 적고 어려운가보다.


혹시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세요?


육아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모든 부모가 처음부터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처럼 펜을 집어든다. "잘~ 키운 자식"이라는 인생의 베스트셀러를 꿈꾸며. 나름 육아 아이템도 준비하고 갖은 조언을 다시금 마음에 되새기며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뭔가 좀 어색하다. 펜을 잡긴 잡았는데 글이 써지지 않는다. 뭘 써야 할지도 모르지만 정작 글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맞다. 난 이제 막 한글을 접했다. 글이란 것이 있고 잘 쓰면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아직 글이란 것을 써 본 적이 없다. 이런...


대부분이 이렇다. 반듯한 원고지를 준비하고 책상에 앉았는데 막상 쓰려니 뭘 쓸지도 모르겠고 잘못쓰면 안 될것같은 원고지의 포스에 밀려 그만 펜만 물어 뜯고 있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원고지에 삐뚤빼뚤 적은 글을 보고 자조적인 말을 내뱉는다.

'아이.. 못해 먹겠네!!'


육아를 이렇게 하고 있었다. 잘 키워보겠노라 의욕적으로 쏟아 부은 나의 갖은 노력에도 쉽지 않은 산들이 말 그대로 첩첩산중으로 내 앞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그 광경에 심취하다 보면 감탄이 아닌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리곤 문제의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내 마음이 좁은가? 좀 더 상냥하게 말하지 못했나? 음식이 맛이 없나? 이렇나? 저랬나? 나는 왜 이런가???


오오오오(절레 절레) 이러면 안된다. 나는 이제 한글을 접했다. 글쓰는 자체가 힘들고 서툴다는 말이다. 그런데 왜 벌써부터 원고지에 멋진 소설 한 편 적지 못한다고 애꿋은 글을 원망하고 자신에게 실망하며 책망하는가 말이다. 아이는 좋은 꿈을 가진 것만으로도 충만할 수 있어야 한다. 멋진 소방관이 되어 사람을 구하겠다는 아이를 생각해보자. 그 의욕 충만한 아이가 뛰다 넘어져서는 "에이! 내 몸 하나 건사 못하는데 무슨..." 이라고 내뱉으며 꿈을 접는 것은 상상이 안된다. 그렇게 넘어지고 일어나고 다치고 아물며 아이는 정말 멋진 소방관으로 자라날거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당장 글이 술술 풀리지 않는다고 머뭇거리며 두려워하거나 어깨를 늘어뜨리고 한숨쉬지 않아도 된다. 믿자. 나는 사랑하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의욕이 충만한 끈기있는 부모라는 걸. 지금은 그저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잘못할 수 밖에 없는 나를 다독여주자. 넘어진 아이에게 "괜찮아. 그럴 수 있어. 툭툭 털고 일어나서 다시 뛰면 돼" 하고 얘기해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주듯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면 된다.


그래서 원고지는 잠시 밀어두고 연습장을 준비한다. 형식도 제약도 없는 그 연습장에 거창할 것 없이 한글 연습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도 끄적이고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본다.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고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평가도 필요없는 연습장을 채워나간다. 그렇게 연습하듯 가볍게 써내려가며 쌓이는 연습장을 보고 많이 많이 칭찬해준다. 꾸준히 잘 해나가고 있다고.. 언젠간 그 노력이 빛을 발할거라고. 듬뿍듬뿍 칭찬해준다. 그리고 그 칭찬의 힘으로, 뿌듯함의 충만감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에 또 다른 연습장을 꺼낼 수 있을거다. 쌓여가는 그 방대한 연습장엔 분명, 기발한 아이디어, 아름다운 문장, 행복의 글, 슬픔의 글 그리고 특별한 느낌의 글도 있을 것이고 언젠간 그 자체가 한 편의 대하 소설이 되어 있을 것이다. 바로 나만의 역작이 탄생하는거다. 이 선순환의 구조라면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믿는다. 그러니 꾸준히 연습장을 쌓아가듯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나를 격려하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건 즐거움을 동반한 꾸준함이다.


나의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기위해선 우선 써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포기하지않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육아도 연습장에 조금씩 글을 써내려가듯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할거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곧 익숙해지고 나아질거라고 믿으며.


육아. 평생할거다. (두렵지만 사실인...). 그러니 조급해하지말고 자신만의 역작을 위해 매일 연습장을 준비하자. 가볍게, 소소하게, 입가엔 옅은 미소를 머금고.


확실히 알게 된 것이 하나있다. 나에겐 이제 이 상황을 뒤엎을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두둥~). 한 번 집어 올린 펜은 계속 움직이는 수 밖엔. 그러니 아름다운 글귀를 무심하게 써내려갈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써내려간다. 꾸준히 성장할 나와 무덤덤한 시간의 힘을 믿으며 그렇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보자. 글쓰는 것관 다르게 종국엔 내 인생에 멋진 걸작이 완성될테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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