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단편 시그림
비번은 0000
만지지 말라는 아빠의 물건을
키득대며 만지다 딱 걸린 아이들이다.
비밀번호가 틀렸다며 떨리는 아이패드의 진동 탓인지
나와 마주친 아이들의 눈동자가 쉼없이 떨린다.
요란스럽던 아이들이 작당모의하듯
움크리고 있는 것이 어이없기도 하고
당황하여 나와 서로를 번갈아보는 것이 귀여워,
'풀 수 있을까?', '얼마나 하겠어?'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도 알아야지..'
같은 생각풍선을 이리저리 불어 띄우며
한 번 풀어보라고 눈감아 준다.
예상과 다르게 아이들의 의지가 강하다.
눈빛과 손가락에 진지함이 담겼고
다음 도전을 위한 기다림도 감수했다.
(틀린횟수가 반복되면 몇분을 기다려야 한다.)
적지않은 시도와 기다림의 시간들,
잠들기 직전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아이들의 끈기에 살짝 감동받는다.
그리고...
근래 쉬이 포기했던 나를 돌아본다.
참...
오늘도 일상이 놀이가 되고
가르치다 또 내가 배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