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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온 Apr 16. 2018

기자회견 뭘까

D-59, 녹색당 지방선거 대작전 6일차

저녁을 먹고 내일 본부장회의 준비를 위해 네 개 선본에서 보내온 지역구 분석을 읽었다. 내용이 낙관적이어서가 아니라, 낙관적으로 임하려는 태도 때문에 의미있어진 글들이었다. 현재의 우리에게 수치로 표현된 목표가 의미있는지 토론한 적 있었다. 표현이 가능한가에서부터,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그 속에서 치열하고 촘촘하게 확인되는 지점이 있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얘기 끝에 각 선본에 분석서를 요청하게 되었다.


지난번 당사에 방문해 이야기 나눈 민중의 소리 남소연 기자님이 김민수 은평구의원 예비후보를 인터뷰한 기사가 나왔다. 그리고 제주도지사 고은영 후보가 당당하게 4파전의 주자로 거론된 기사도 보았다. 제주녹색당은 제주mbc에서 한 시간 넘는 단독 인터뷰를 편성하고, 매일 동정이 보고되며, 내는 족족 논평이 실리는 등 서울과는 다른 언론환경 속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심지어 제주 선관위에서 전국 각 선관위에 소수정당 후보를 여론조사에 포함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 역시 제주녹색당에서 초기부터 고은영 후보를 배제한 여론조사와 언론보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이다(이런 점에서 지역당 차원의 적극적인 언론기획이 갖는 가능성을 본다). 하지만 권고 공문이 강제성을 가진 건 아닌지라 서울의 경우 텔레비전 토론회 참여 기준이 될 여론조사에 포함되기 위한 기획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언론에서_신지예를_보고싶다

고은영 고 은영 고!

생각해보니 2016년 비례후보로 활동하며 <숨통이 트인다> 북콘서트차 제주에 갔을 때 도의회 브리핑룸에 처음 가서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기자들이 모여있는 도의회 브리핑실에서 원외정당이 기자회견을 하고, 기사로 발행된게 신기했었다. 서울에서는 주로 광화문 광장에서 몇차례 기자회견을 했지만 기자들이 많이 오거나 기사로 나온 게 드물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청 내 브리핑룸 사용은 국회 정론관보다 사용이 어렵다고 들었다.

국회의 경우 아는 의원(보통 소속정당 의원이거나 타 정당의 아는 의원..)에 부탁해서 예약할 수 있다. 얼마전 정치개혁소위에서 정당득록취소조항 논의를 엉망으로 진행하고 있는 데 항의하러 노동당, 민중당, 우리미래와 함께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중 유일하게 유일한 의원을 보유한 민중당에 부탁해 김종훈 의원실을 통해 정론관을 예약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심상정 의원실과 겹치는 바람에 약간의 교통정리가 필요해진 상황이 발생했었다. 기다리는 동안에 문앞에 붙어있는 시간별 대관표를 훑어보았다. 하루동안 누가 무슨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는지 써있다. 각 정당의 지방선거 후보 출마 기자회견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시민단체들도 많았다.

엠비시에도 보도됐다

이날 기자회견과 기습피케팅은 나름 성공적이어서 몇개 언론에 보도됐으며 정개소위에서는 의결을 미루고 재논의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포함 피케팅에 참여한 사람들은 3개월 국회 출입금지 처분을 받았다. 솔직히 문자에 더해 이를 알려주는 친절한 전화까지 받고서 코웃음이 났다. 왤까? 당일에도 정론관용 출입증으로 다른 층에 올라온 건 큰 잘못이며 피켓시위까지 벌였기 때문에 우리가 아주아주 곤란해졌으며, 출입금지 당할 수 있다고 무섭게 경고하는 보안요원들의 엄포에도 그닥 두렵지 않았던 건 어차피 국회에 갈 일이 없어서?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한 번 하기도 참 어려우니까.

이날 촬영을 위해 처음 정론관에 함께간 혜진님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을 보고 놀랐나보다. 광장도 물론 좋지만 앞으로 국회에서도 기자회견을 자주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경험상 광장에서 기자회견할 때는 집회 같은 에너지가 있다. 그런데 기자는 없다.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하면 멋진 발언이 나와도 환호도 박수도 없다. 침묵만 있다. 그치만 기사는 나온다. 우리에게 기자회견, 뭘까?


덧, 시리아와 세월호 관련 포털 메인에 뜬 기사들의 댓글을 보다가 더 읽을 수 없어 꺼버렸다. 언젠가부터 온라인으로 기사를 보면 베스트댓글이 궁금해서 안 볼 수 없게 됐다. 종이신문이나 각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어떤 기사를 보고나면 댓글이 궁금해서 포털에서 다시 찾아보기도 한다(녹색당이나 우리 후보 관련한 것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정하지 못한 채로 지금은 그냥 ‘보고’ 있다. 판단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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