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아끼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아침에 두 아이의 등원 준비를 마치고 데려다주고 나면 안도의 숨을 쉬게 된다.
자고 일어나서 피곤함이 남았는지 짜증과 울음이 섞인 채 일어나는 아이들, 아침을 차려야 하는데 매달리는 둘째, 하고 있는 일이 안된다며 엄마를 찾는 첫째, 서로 장난감을 두고 싸우거나, 아침식사나 간식을 차려주면 먹지도 않거나, 먹더라도 온 집안에 흘리고 다니거나, 아이들 가방을 챙겨야 하고 아플 땐 약도 제조해야 하는데 투약의뢰서를 작성해서 선생님께 보내는 것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숟가락을 들고 쫓아다니면 매일 데자뷔 같은 상황에 멍해져서 먹이다 말고 식판을 내려놓을 때도 있다.
9시까지 등원이기 때문에 경주마처럼 달린다. 사실 내가 출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9시 넘어서 간다고 해도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어 대학입시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데, 심리적 마지노선인 9시까지 빨리 기관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오고 싶어서 모든 순간 쫓기는 마음으로 재촉하게 된다. 누가 쫓아오지도 않는데 말이다.
빨리 입으라 하고, 빨리 먹으라 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신경질내고, 엉망이 되면 화내고,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지를 못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뭘 위해서 이런 행동들을 선택했는지 후회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나서 이제 좀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쌓여있는 할 일도 하고 싶은데 거의 두 시간에 걸쳐 정신 에너지가 탈탈 털리고 나면 그저 누워서 휴대폰을 눈의 시선에 맞춰 세워놓고 드라마나 보며 쉬고 싶기만 하다.
매일 같은 루틴을 반복해야 하는데 아침이 항상 이런 모습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첫째가 더 아기일 때의 사진을 열어본다. 사랑스러운 이 아이가 조금 컸다고 마치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행동을 기대한 건 아닌지 반성한다. 여전히 어린 아기인데 말이다.
아침은 우리에게 일상이라는 선물을 준다. 서로의 곁에 함께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감사한 것인데, 왜 항상 엉망으로 시작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아침은, 늘 똑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함께 기분 좋게 시작해야 한다. 가족끼리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며 그 힘을 갖고 집 밖으로 나가 자신감 있게 해야 할 일들을 할 수 있다. 이리저리 치이고 타인에 의해 나의 자아가 영향을 받는 순간에도 나의 포근한 둥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툭툭 털며 일어설 수 있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만족스럽게 해낼 수 있을까?
만약 매일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아침에 에너지를 다 써버린다면 나머지 하루는 어떻게 버틸 것인가?
비슷한 루틴을 반복하는 것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시작하면서부터 빨리 마무리를 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중간 과정은 어차피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것도 제대로 해내야 스스로에 대한 효능감이 높아지고 찝찝함 없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아침 등원 준비 과정에서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9시 등원'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간다는 것이었다.
'아이 둘을 등원시킨다'는 결과물에 집중한 나머지 그 과정에 있는 루틴 하나하나를 세부적으로 자세히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그 안에 소중한 아이들이 있고 이 모든 것이 그들을 위한 것임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접근방식을 바꿔보았다. 머릿속에 '9시까지 등원시킨다'는 결과물에 대한 생각을 삭제했다.
대신 '정성스럽게 준비를 하고, 준비가 되면 등원을 한다'로 바꿨다.
아침에 해야 할 일들에 순서를 매기고 하나하나에 집중을 해봤다.
준비물을 챙기고, 중간에 아이들의 요구사항이 있으면 시선을 얼른 전환해서 그것을 잘 들어주고, 아이들 갈등에 귀 기울여 적절히 교통정리를 해줬다. 보통 때 같으면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감정적으로 대하기 일쑤였다.
밥도 적당한 양을 먹은 것 같으면 내 욕심을 부리지 않고 그릇을 치웠다. 이렇게 먹어도 잘 클 거라고 마음 편하게 믿기로 했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고, 옷을 고르고 입힐 때도 '빨리빨리'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출발해야 할 시간인데 아이들이 다른데 정신이 팔려있으면 속 터지기 일쑤였는데, 아이들의 시선에서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려고 했다. 그래서 읽던 책이나 장난감을 그대로 들고나가도록 해보기도 하고, 현관문을 열고 먼저 나가보기도 했다. 화내는 대신에 말이다. 여러 가지 방법 모두 소리 지르는 것보다 효과가 있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가는 길에는 아이들 모두 주변을 관찰하느라 직진하지 못한다. 너무 늘어지는 게 아니라면 함께 풍경도 감상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느릿느릿 걸어갔다. 마치 주말에 유원지에 나와 산책하는 것처럼 집중해서 그 순간을 만끽했다.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9시가 다 되었다. 가끔은 늦어봤자 9시 15분 정도. 늘 서두르느라 마음만 바빴던 그 시기와 비교해 결과물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은 유년기에 행복하게 시작하는 아침이 많아질 것이다.
게다가 나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오롯이 집중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었다. 아이들과 있을 때는 아이들과 관련 업무에 집중을 하고 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몰입의 힘으로 인해서 에너지를 덜 쓴다.
전에는 아이들과 있을 때는 내가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떠올랐고, 시간이 날 때는 지쳐서 정작 그 일들을 하지 못했다. 또한 아이들 관련해서 쌓여있는 일들을 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느라 주어진 자유시간이 지나갔다. 지금 서 있는 이 자리에 충실하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만 드나들고 있었다.
다수의 연구도 몸과 마음이 서로 다른데 가있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데 주의를 계속 돌리거나, 여러 개를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은 비효율적이며 인지와 정서건강에도 해롭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 역시 스트레스와 우울감, 불안감을 증가시킨다.
이제는 아이들과 있을 때에는 그 시간에 오롯이 집중해서 놀아주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일들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그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이 온전히 머무르게 한다. 그리고 그다음 내게 시간이 났을 때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장소에서 나와 관련된 일들을 하며 내 안에 완벽하게 자리 잡고 집중을 한다.
한 번에 하나씩, 몸과 마음이 온전하게 일치가 되어 함께 있을 때 마음이 안정되고 일의 효율이 늘어난다. 또한 실력과 노하우도 쌓이면서 능숙해지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채워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다소 돌아가거나 느려 보이더라도 결국 가장 정확하고 만족스럽게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이다.
물론 여전히 체력적으로 힘든 날이면 서로 짜증도 내고 예전처럼 돌아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집중의 힘'을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가려 하더라도 얼른 태도나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 현재에 에너지를 온전히 사용하고 과거나 미래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을 때 지치지 않고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
현재에 충실하다는 것은 내가 목표로 한 것들을 행동에 옮기고 있다는 뜻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함을 없애준다.
등원준비 과정을 여유롭게 착실히 소화해 내고 아이들을 기관에 들여보내면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사랑을 담아 아이들을 세상으로 내보낸 느낌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여전히 아침의 좋은 에너지가 충분히 남아있다. 쓸데없는 감정소모로 다 소진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마음에 안고 상쾌한 거리를 걸어가면 또 다른 에너지가 채워진다. 거기다가 향긋한 커피까지 더하면 완성이다. 이렇게 아침을 시작하면 나머지 하루는 물 흐르듯 흘러간다. 하루 끝에 늘 피곤함이 쌓여있지만 내일의 태양을 기대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