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5

by 조선한량

일주일 전쯤 윗집에서 너무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위층에 올라가 정중하게 자제를 부탁한 적이 있다. 정중하다는 것은 물론 나의 기준이긴 하지만. 여하튼 윗집 아주머니와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의사를 잘 전달했고 아이들 친구가 놀러 와서 그랬노라며 자제하겠다고 하셨다. 그러고 나서 별 일은 없었다.

이틀 전 주말에 아내와 잠시 집 앞 마트에 외출을 하려던 길이었다. 아파트 1층 현관에서 위층 아저씨를 만났다. 그는 수 일전 내가 본인 집으로 찾아왔던 일을 언급하면서 이런 일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것보다 경비아저씨를 통해서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애써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말하는 곳곳에서 그가 기분이 상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내도 기분이 상했는지 웃으며 이야기 하긴 했지만 여러 번 층간소음이 있어서 남편이 올라가서 말했던 것이라고 차근차근 전달했다. 앞으로는 경비실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기로 하고 짧은 대화는 끝이 났다. 나도 아내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기분 안 좋을 이야기는 경비실을 통해 전달하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경비원은 아파트 주민의 종이 아니다. 문자 그대로 아파트 단지의 외각경비에 대한 책임, 때로는 각 동의 출입구에 대한 경비 책임을 질 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다수, 전부 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아파트 경비원은 택배/청소/쓰레기 분리수거부터 갖은 잔심부름 및 발레파킹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전달해줘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서로 배려하고 참아달라는 이야기를 굳이 경비원이 해야 할까. 그리고 당자사가 아닌 사람이 전달을 한다면 의도가 왜곡될 수도 있고 오히려 더 잦은 횟수로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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