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발전하고 대중화되고 있는 패러매트릭 서체에 대해 알아보자.
구글이 최초의 패러메트릭 서체인 Spectral(링크)을 만든지 약 2년이 지났다. 디지털 상에서의 접점이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요즘,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글꼴은 지금 시대를 반영하는 알맞은 트렌드라고 느껴진다. 가변 서체와 패러메트릭 서체는 단순하게 보면 환경에 따라, 사용자의 입력값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 서체다. Parametric은 Computational, Digital, Algorithmic, Generative와 유사한 단어인데, 일반적으로 수학적인 계산을 바탕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가변 서체와 패러메트릭 서체의 차이에 대한 국내 글을 찾을 수가 없어 한 번 번역해보았다.
이 글에서 Generative Typeface는 생성형 글꼴로, Variable Typeface는 가변형 글꼴, Parametric Typeface는 매개변수 글꼴이라고 하기에 어색해서 그냥 패러매트릭 글꼴로 번역했다. (혹시 이에 대한 국내 연구나 공식적으로 합의된 단어를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2018년 5월 16일 AIGA의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Variable and Parametric Fonts? (원문)을 번역한 글이며 모든 이미지는 원문에서 가져왔다.
새로운 서체의 개발은 이를 만들고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패러매트릭 글꼴과 가변 글꼴에 대한 아이디어는 존재했지만, 디자이너가 글자의 모양을 다듬고,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나고, 이를 다룰 수 있게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이 새로운 유형의 서체는 정적이며 변경 불가능하고 최종 제품으로 제공되는 기존 서체의 개념에서 벗어난다. 오히려 이 서체의 유연한 형식은 최종 결과물에 우연적인 결과와 사용자의 자유로운 입력을 허용하고 있다.
초보자를 위한 짧은 용어 안내
생성형 혹은 가변형 글꼴은 단일 글꼴이 무한한 무게와 폭, 기타 특성을 가진 여러 개의 글꼴처럼 작동 할 수 있도록 하는 서체다. 반면 패러매트릭 서체는 정의된 매개 변수 내에서 작동하며 X-height와 획 너비 및 글자 너비에 대해 조정 가능한 대체 항목들을 제공한다.
가변형 글꼴은 반응형 웹 디자인을 가능하게 하며 여러 유형의 스크린과 브라우저들의 제한 사항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다. FIT Hebrew가 가변형 글꼴의 좋은 예다. (관련 글)
좀 더 아날로그적인 예는 FF Beowolf로, 1980년대에 디지털 형식의 모든 서체들이 유아기에 해당했을 때 등장한 최초의 서체 중 하나였고, 1990년까지 현대 미술관의 영구 컬렉션에 속하기도 했다. FF Beowolf의 디자이너인 Just van Rossum과 Erik van Blokland는 PostScript 글꼴로 표준 프로그래밍을 변경하여 서체를 설정한 후 우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이 서체는 프린트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결과물로 바뀌었다.
그 후 생성형 글꼴을 만들어내려했던 디자이너들은 이에 필요한 코드와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성형 글꼴이 주류로 크게 도약한 것은 2016년이었는데, 이는 Google, Adobe, Microsoft 및 Apple이 공동으로 OpenType 글꼴을 개발하기 위해 합류한 시점이다. 이 기술은 글꼴의 전체 글리프나 개별 글리프에 최대 64,000개의 변형축(무게 또는 폭으로)을 더하고, 특정 위치를 명명된 자족(Bold 혹은 Condensed)들로 정의한다.
2016년 Pentagram 파트너인 Paula Scher가 Typotheque 창립자 Peter Bil'ak이 만든 가변 서체를 사용해 리디자인했던 뉴욕 New School 아이덴티티를 보면 실제로 이 기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별개의 서체인 Neue는 같은 글꼴의 일반 폭, 넓은 폭, 아주 넓은 폭을 한 글자 공간 내에서 번갈아 사용하는 커스텀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한다. 로고 자체는 재구성이 가능하고 플렉서블하게 디자인되었다.
패러메트릭 시스템은 각 문자에 대해 둘 이상의 마스터 디자인을 움직이기 때문에 가변 글꼴과 조금 다르게 작동한다. 가장 복잡하고 진보된 시스템이 똑똑하게 디자인된 하나의 마스터 글꼴에서 전체 글꼴을 생성해낸다.
패러메트릭(매개 변수)이라는 용어는 수학에서 나왔다. 여기서 곡선은 기하학적인 객체 또는 표면을 정의하는 좌표를 나타내기 위해 하나 이상의 독립 매개 변수를 사용하는 방정식을 말한다. 패러메트릭 글꼴은 수학자 Donald Knuth가 기하학적 방정식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Metafont(위키)를 도입하면서 1977년, 처음 디자인계에 등장했다. 서체 시스템의 경우 패러메트릭 코딩을 하면 서체 디자이너의 정의된 알고리즘 값을 기반으로 스템(Stem, 줄기)의 너비 또는 세리프와 같은 문자 양식의 각 구성 요소에 변경 사항을 전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슬라이더를 사용해 글자의 형태를 빠르게 조정하고 최종 결과를 즉각적으로 볼 수 있다. 현대적인 페러메트릭 서체의 예로는 Antique Gothic(관련 글)이 있다.
Antique Gothic은 Metapolator와 Prototypo가 만들었으며, 패러매트릭 글꼴을 실험하는 현재 프로젝트의 좋은 예다. Adobe Type의 시니어 매니저인 Dan Rhatigan은 패러매트릭 글꼴은, 서체가 누군가에게 전달될 때 꼭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이미 만들어졌거나 생산된 것을 제공하는 대신, 소스 파일에서 웹 글꼴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몇 군데 모여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글꼴 편집기로 그려진 글꼴은 UFO (Unifed Font Object) 형식을 사용하여 Metapolator에 로드할 수 있고, 프로그램은 무제한으로 마스터와 축을 덧붙인다. 이 툴과 함께, 서체 디자이너는 "좋아. 이 크기에선 이만큼 두껍게 만들거야. 더 사이즈가 커지면, 이정도로 두껍게 할거야." 말하면서 변수를 맵핑하고, 여전히 방정식의 일부로 존재한다. 즉, 무턱대고 랜덤화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전문가는 서체 형태의 범위를 정의하기 위해 자신의 전문적인 기술을 사용해야할 것이다.
"Prototypo처럼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타이포그래피에 여러 변수들을 실험하려면 어느 정도의 수작업 필요하다."고 Scher는 말한다. "당신은 두어 시간 절약할 수 있을 겁니다. 서로 다른 폭의 서체를 볼 수 있고, 세리프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볼 수 있으며, 이를 매우 빠르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글꼴을 넣고, 타이포그래피의 전체 범위를 탐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의 경우, 가변 서체와 페러매트릭 서체를 사용하면 기존 서체를 다양한 미디어에서 요구되는 사항에 맞게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쇄물 뿐만 아니라 브라우저 및 모바일 기기에서도 최적의 결과물로 표현될 수 있다. 서체 디자이너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그들이 해왔던 수작업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지며 문자 양식의 구조 내에서 실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미래엔 분명하고 실제적인 의도로 만들어지는 생성형 서체, 반응형 서체, 반응하는 서체들이 더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웹 브라우저의 뷰포트에 반응 할 수 있는 글꼴을 상상해보자. 아마도 패러메트릭 글꼴의 가장 큰 용도는 아직 어떻게 디자인되고 동작하는지 규칙조차 존재하지 않는 AR / VR의 가상적이고 차원적인 세계에 있을 것이다.
이 글의 저자 Angela Riechers는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작가, 아트디렉터 및 교육자로, 여러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는 주로 Wallpaper, AIGA, Print, Metropolis 및 Design Observer를 포함한 디자인 관련 출판물에 글을 쓴다. 그녀는 뉴욕의 School of Visual Arts에서 SVA TypeLab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다. 요즘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서체는 Knockou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