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대신, 사람을 배우는 중입니다.

정답이 없는 사람을 배우는 시간

by 초점 밖의 삶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이 사람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지?


기계식 키보드 팝업 알바가 끝난 후,

조금 더 오래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을 파는

한 큰 리테일 스토어에서 일을 시작했다.


여전히 엉뚱한 선택이면서도,

완벽히 나다운 선택이었다.


당시 나의 모토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였고,

이는 여전히 내 삶의 모토이니까.


대기업 면접까지 볼 기회가 있었지만

나는 면접도 참여하지 않았다.

만약 그 길을 선택한다면,

또다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기준으로 살아가야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리테일 스토어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의 삶과 맞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에, 아니 하루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누군가의 선택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물건을 살지 말지, 어떤 물건을 살지 선택할 때

나는 무엇이 정답인지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이 각자에게 최선의 선택 함께 찾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정답을 찾는 것을 돕는 게 아닌

취향을 찾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돕는 것.


그것이 내가 리테일 스토어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일에도 명과 암은 있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는 건,

그만큼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의 웃음과 친절이 그대로 돌아오지 않을 때,

나의 선의가 선의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책과 활자와는 친했지만

사람과는 아직 친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배우고 있다.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나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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