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9일. J의 피부 밑으로 공기가 스며들었다.
종격동 기종은 종격동(가슴 중앙 부위)에 공기가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J의 경우, 폐의 공기가 종격동으로 새어나왔고, 어깨와 목의 피하조직으로까지 차올랐다. 증세는 목과 어깨 근육통으로 나타났다. 피부 촉진으로도 이상을 느낄 수 있다. 피부를 꾹꾹 누르면 밑에서 기포 따위가 터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J는 뽁뽁이를 톡톡 터뜨리는 느낌이라 했다. 찾아 보니 엇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감각들로 설명되어 있었다. '손가락 사이로 모발을 비빌 때 나는 소리'라든가 '눈위를 걸을 때처럼 저벅저적하는 소리'라든가.
다행히 위나 식도의 천공은 없었으며 폐의 상태는 정상적이었다. 문제가 되었을 부위는 이미 정상상태를 찾았고, 문제의 결과만 남은 셈이었다. 그래서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격기종의 원인으로는, "시술, 검사기구나 손상에 의한 식도 또는 기관지의 열상, 파열된 폐포에 의한 기도 박리, 자발적, 심한 폐질환이나 기계적 호흡에 의한 합병증, 심한 급성 천식, 심한 구토나 기침 등"이 있다.
J는 몸의 조직에 스며든 공기를 없애는 산소치료를 받은 뒤 금세 회복했다. 종격동 기종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간혹 있는 일이며, 기흉만큼은 아니지만 재발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하지만 앞으로 몸에서 일련의 증세들이 나타날 때 적어도 어떤 수순으로 대처해야할지 알게 되었으므로, 재발에 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일년 뒤 수능이 끝나고 목과 어깨의 근육통이 다시 찾아왔다. J야, 꾹꾹 눌러 봐, 아무 느낌 없는데, 그래, 없네 없어, 호들갑을 떨게 한 근육통은 다음 날 사라졌고, 그건 그저 긴장으로 인한 단순 근육통이었던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