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벌레 1인 출판사 차리기

사업자등록증 이것 뭐에요?

by 변방의 오타쿠


Point Blur_Jul162025_135852.jpg


지금까지 한 일을 추가하자면 구청에 가서 등록세를 납부하고 등록증을 받아 사업자등록을 신청했으며 나아가 사업자등록증까지 나왔다. 참고로 대략 12시간 만에 일어난 일. 우리나라, 역시 빠름 빠름의 민족답다. 그런데 오후 2시에 등록했는데 오후 8시에 사업자 등록 완료됐다는 문자를 보니 직원분의 퇴근이 걱정스러운 회사의 노예가 바로 접니다. 다들 칼퇴 길만 걸으십쇼.


사업자등록증 출력이 필요해서 출력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봤더니 주소가 얼레벌레다. 2층은 2층인데 2층층은 뭐람. 아마 내가 사업자 등록 신청서를 작성하다가 굳이 '층'을 쓸 필요 없는데 '층'을 써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큰 문제는 없긴 할 텐데 만약에 사업자등록증을 외부에 공개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면 이 사업자 등록증을 받아 본 담당자가 '뭘까, 이 얼레벌레한 주소는?' 싶지 않을까? 아니면 말고.


Point Blur_Jul162025_135957.jpg


보통 1인 출판사의 경우, 면세로 등록한다고 하는데 등록하기 전에 찾아보니 만약에 나중에 굿즈도 판매 예정이면 간이로 하는 편이 낫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나는 단지 책만 낼 게 아니라 이런저런 굿즈 판매도 이미 확정하고 있던 터라(오타쿠는 캐릭터 산업 못 참지) 나중에 바꾸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간이로 등록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간이로 등록!


앞으로 남은 행정 절차는 사업자 통장 만들기, 발행자 번호 신청과 ISBN 번호 발행하기. 실은 월급 루팡하면서 사업자 통장을 만들려고 했는데 비대면으로 통장을 만들 때도 신분증이 필수라는 걸 까먹고 있었다. 삼성페이 신봉자 입장에서 지갑은 번거로운 짐일 뿐, 이러는 주제에 정작 폰에 신분증은 등록 안 하는 멍청이가 여기에 있다. 아무튼 신분증이 없는 관계로 통장은 나중에 만들기로.


그리고 발행자 번호 신청. ISBN이랑 동시에 해야 하는 줄 알고 아직 작가님이랑 원고 계약서도 안 썼고 내 원고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발행자 번호 신청을 완료된 후에 ISBN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더불어 발행자 번호 신청은 하루에서 3일은 걸리는 모양이라 적어도 이것만은 미리 해두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이번 주 내로 처리 예정!


위에 절차가 끝나면 기본적인 1인 출판사 설립을 위한 행정 절차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아마도? 이제 남은 건 뭐다? 원고요.


당분간은 내 책을 낼 생각이 1도 없었는데 미래에 내고 싶은 책을 내려면 일단 내 책이 필요한 이상한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나는 당장 <어벤져스>가 보고 싶은데 <어벤져스> 전에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토르가 나와야 어벤져스가 이해되는 흐름이라고나 할까. 결국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미루고 미뤘던 원고와 다시 정면으로 마주 앉아야 한다는 것. 글 슬럼프, 이렇게 강제로 극복하는 것일까. 흑흑...


출판사를 차리고 책을 내기까지 할 일도 많고 배울 일도 많은데 그에 비해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자꾸만 조급해지는 기분. 최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사의 노예로 있어야 해서 정작 출판사 업무, 작가의 생활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이 한정적이라 자꾸만 퇴사를 떠올리게 된다. 그럴 때마다 회사를 정년까지 다니려고 출판사를 차린다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 여기에 이번에 여름 휴가비가 인상됐다는 소식과 곧 있을 연봉 협상이 퇴사를 열심히 말려주고 있어서 머리에서 '퇴사'라는 글자를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면 로또 1등이 된다면 주저 없이 퇴사할 거다. 말리지 마라.


위에 문단처럼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단 사실을 깨닫고 나서 처음에는 3년 안에 10권 내기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시간에 쫓겨서 책을 짓는 일이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 그래서 목표 수정을 해보려고 한다. 정성을 담은 책 10권 내기. 질보다 양이 아니라 양보다 질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담은 책을 세상에 내보이는 게 맞을 것 같아. 어차피 정년 퇴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설마 정년 되기 전까지 10권을 못 채울까. ...미래의 나, 화이팅 ^^


P.S. 퇴근 후에 사무실 가야 하는데 피시방 가고 싶다.

노예의 자아와 대표의 자아가 미친 듯이 싸우는 요즘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음에는 갑과 을로 만나자는 말이 눈물이 날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