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웃워크 outwork Nov 04. 2024

개미의 눈으로 바라보기

우당탕탕record-03.익숙한 것을 낯설게


낯설음이 익숙해져 그 익숙함이 어느새 낯설음을 덮어버릴 때, 우리는 종종 그 안에 숨겨진 문제를 놓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사소한 구석에서 서서히 싹튼다. 그리고 그 문제를 알아채는 사람들은 대개 ‘낯선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 어쩌면 그 낯선 사람마저 이제는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익숙함에 빠진다는 것은 의외로 큰 함정일 수 있다. 익숙해지면 편안해지지만 그만큼 문제를 감지할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 그리고 문제를 놓칠 가능성도 커진다. 낯선 것은 불편하고 귀찮을 때가 많지만 바로 그 불편함 속에 변화의 신호가 숨어있기도 하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에게 특히나 필요한 건 바로 이런 ‘낯설음’을 즐기고, 그 속에서 발견의 즐거움을 찾는 자세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관점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발견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


디자인은 결국 그 ‘발견’에서 시작되기에 한결같이 익숙한 것들 속에서 낯섦을 찾아내는 일, 그것이 디자인의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는 디자이너는 익숙함을 경계하며 불편함 속에 숨겨진 무언가를 '원래 그래'라는 것으로 치부하고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늘 낯선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디자인은 늘 익숙한 것들 속에서 낯섦을 찾아내는 일인 것 같다. 당연하게 보이던 것들이 사실은 문제의 단서일 때가 많고 그 단서를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창의성을 발휘하게 된다. 디자인이란 결국 매번 새로운 시각으로 주변을 바라보고, 사소한 변화의 신호를 놓치지 않는 일의 연속인 것이다.

단순히 작업을 넘어서 늘 새롭게 무언가를 보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매번 새로운 시각으로 사소한 문제까지 찾아내고 그 변화를 반영하는 일련의 과정이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매번 새롭게 관찰하고 해석하는 일이 디자인의 본질이자 힘이라고 하고 싶다. 이 힘이야말로 일상 속에 스며들어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는 마음, 그 사소한 불편함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새로움을 발견하는 방법 아닐까?


낯설음과 익숙함은 서로 대립하는 것 같지만 둘의 경계는 생각보다 가깝다. 익숙함에 안주할 때 종종 문제는 싹트고, 반대로 낯설음은 신선함과 발견 그리고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디자인을 비롯한 창의적 작업은 언제나 이 낯설음과 익숙함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개미의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어떤 것을 익숙하다고 느끼나요? 그리고 또 어떤 것을 낯설다고 느끼나요?”

작가의 이전글 일과 마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