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record-04.조직이 버티는 한계, 결국 무너지는 순간이 온다
조직의 성장과 비즈니스의 성공은 결국 ‘사람’에서 결정된다
어느 날 기사의 글을 읽다가 기술 부채라는 단어를 보고 더 깊이 찾아봤다. 개발자들에게는 익숙한 개념이겠지만, 기사의 글을 보기 전까지 나는 그냥 어디선가 들었던 '기술 부채'라는 단어의 겉뜻만 알고 잘 몰랐더랬다. 아무튼 기술 부채라는 것을 이것저것 찾아서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직의 성장에서도 '사람 부채'가 똑같이 작용한다.
기술 부채란 일정에 쫓겨 빠르게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코드 품질을 희생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생산성과 마감을 위하여 급한 불만 꺼나가듯이 코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코드가 복잡해지고 중복성이 발생한다. 이러한 결함들로 인해 새로운 기능들을 개발하거나 확장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한다.
단기적으로는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보수가 어려워지고 결국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장 큰 성장의 변화를 겪었던 회사들에서 일해왔다. 제조업과 IT 업계에서 단기간에 급격히 성장한, 소위 ‘대박’이 난 회사들이었다. 대규모 투자 유치와 빠른 확장을 경험하며,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람 부채’의 문제를 직접 경험했다.
성장하는 조직이 겪는 '사람 부채'의 순간들
성장에 맞는 인재를 제때 채용하지 못하면?
→ 현재 인력으로 겨우 버티다가 남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급증하고 결국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
인력이 떠나도 대체 인력을 마련하지 않으면?
→ 노하우와 지식이 사라지며, 히스토리와 업무의 연속성이 끊겨 남은 팀원들이 그 공백을 메우느라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남은 팀원들은 점점 전문성과 노하우를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빠진다.
내부 인재를 제대로 성장시키지 않으면?
→ 기술과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구성원들의 역량은 제자리걸음이다.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하던 것만 하는 관성이 생긴 이른바 '고인물'이 되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게 된다.
초반에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태가 유지되면 문제가 계속 쌓인다. 과부하가 걸린 팀원들은 번아웃되고, 핵심 인재들은 하나둘씩 떠나고, 결국 조직 전체가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기술 부채가 쌓이면 코드 리팩토링이 필요하듯, 사람 부채가 쌓이면 조직 리빌딩이 필요하다.
사람 부채가 조직을 무너뜨리는 방식
사람 부채의 가장 큰 문제는 '조직 문화'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문화는 '우리 회사는 앞으로 이런 문화를 만들 거야!' 해서 단기간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번 망가지면 회복하는데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든다. 기술 부채처럼, 사람 부채도 결국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점점 커진다.
문제는 이걸 폭탄 돌리기 하듯 돌리고 미뤄두면 언젠가 그 폭탄이 크게 터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곳은 단기간에 급격히 빠르게 성장한 회사일 가능성이 크다.
급격한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력 운영은 결국 조직의 발목을 잡는다.
실제로 경험해 보면 이런 격차가 클수록 좋은 인재들은 조직을 떠나는 경향이 강하다.
일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성장 가능성과 조직의 건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사람 부채도 기술 부채처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해결보다 더 상책은 예방과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의 기초부터 흔들리게 되고, 이는 비즈니스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인재의 이탈, 팀워크의 붕괴, 그리고 점점 더 커지는 비효율성은 조직의 성장 잠재력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다.
과거의 공헌이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초기에 기여를 많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멤버의 문제를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시간이 지나도 실력과 무관하게 주요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다.
과거의 공헌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문제를 외면하면, 그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깊게 조직을 흔들 수 있다.
“초반에 공이 큰 사람이니까 그냥 넘어가자.”
“회사가 어려울 때 있어준 사람이니까.”
이는 마치 레거시 코드를 방치하는 것과 같다.
초기의 공헌을 인정하되,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조직의 성장은 멈춘다.
‘한때 기여했으니 그냥 두자’는 태도는 조직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이 된다. 단기적인 관점으로만 볼 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은 바빠서 그럴 여력이 안되니까 일단은 넘어가자' 보다 '장기적으로 건강한 조직을 만들려면 지금 관리하고 투자해야 한다'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과 대하는 태도다.
“지금 여력이 없으니까 일단 넘어가자.” → ❌
“장기적으로 건강한 조직을 만들려면 지금 관리하고 투자해야 한다.” → ✅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기술 부채를 줄이려면 코드 개선이 필요하듯, 사람 부채를 줄이려면 실질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투자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급여를 올리는 것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 적절한 권한 위임
✅ 성장 기회 제공
✅ 건강한 피드백 문화 조성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잘 이뤄져야 한다.
특히, 경영진이나 리드급들 중에서 스스로가 모든 영역에서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모든 영역을 통제하려 할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전문가는 왜 전문가일까? 회사가 그 사람을 왜 영입했을까? 바로 그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 역할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신뢰할 때, 조직은 비로소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 대표는 선장의 시야로 방향을 제시하고 나아갈 길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 리더는 팀의 역량을 결집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구성원들이 일을 잘하게 만들어야 한다. 리더 자신이 모든 일을 잘하려고 하는 것이 우선시되면 안 된다.
✅ 구성원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맡은 일을 제대로 잘 해내야 한다.
이 역할 분담이 없다면? 결국 조직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된다.
퍼포먼스는 개인기가 아닌 팀플레이에서 나올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하지만, 제대로 된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기회를 놓치게 된다.
대표는 선장의 시야로 회사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리더는 팀의 역량을 결집해 목표를 달성하며, 구성원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깊이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역할 분담과 상호 신뢰가 있어야 비로소 비즈니스에 속도가 붙는다. 이것이 무너지는 순간 조직도 함께 무너진다. 개개인이 각자도생 하며 자신의 성과만을 뽐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진정한 의미의 퍼포먼스는 개인기가 아닌 팀플레이에서 시작된다.
무조건 사람을 많이 뽑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 조직의 현재와 미래 방향성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고 뽑은 인재들의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람 부채의 격차를 줄이는 핵심이다.
사람 부채는 기술 부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코드는 수정해 나가면 되지만, 망가진 조직 문화와 떠난 인재는 쉽게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코드 수정도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코드를 수정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문화도 고치면 되고, 인재도 새로 뽑으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새로운 인재를 뽑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조직 문화는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리소스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놓치는 기회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과 조직 문화에도 동등한 수준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이다.
결국,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기술 부채뿐만 아니라 사람 부채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조직의 성장 그리고 그 너머 비즈니스의 성공은 결국 ‘사람’에서 결정된다
-
"AI시대이기 때문에 더 빛날 수 있는 사람의 가치는 어떤 점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