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입학준비
잘할 거까지는 없고, 그냥 하기만 해
내가 입시 준비로 힘들다고 하면, 다들 농담하는 줄 알고 막 웃는다. 그럼 난 사뭇 진지하게~ 고3 엄마 저리가게 힘든 초등입시에 돌입했다고 이야기한다.
유치원 하나 보내는 것도 눈물콧물 다 빼게 만들더니, 초등학교 보내건 뭐~ 누가 보면 서울대 보내는 줄ㅜㅜ 그나마 다행인 건 고 3 수험생 뒷바라지 할 일은 없겠지.
일단 일반학교냐 특수학교냐 선택에서 오만가지 괴로움을 겪는다. 우리 아이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니 현타가 무지하게 온다. 어찌어찌 일반학교 특수반으로 가닥을 잡아도, 이젠 어느 학교로 보내야 하나가 남고, 학교를 대충 추리면 또 그 학교 상황을 알아봐야 한다. 난 이사도 생각했지만, 원하는 학교들은 특수반 티오가 전혀 없어서 한차례 또 한탄하고, 결국 원배정지인 학교를 1 지망으로 써냈다.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1 지망 학교로 가게 되겠지만, 적응을 잘할 거냐는 별개의 문제니 또 걱정이 한가득이다.
특수학교든 일반학교든 우리가 원한다고 갈 수 있는 실정이 아니니, 참 마음이 고되다.
어디든 간다 생각하고, 학교적응 준비를 한다고 7세부터 난리법석이다. 하루는 별거 있겠냐 했다가 또 하루는 되겠냐 싶었다가 말 그대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다가 학교 가기도 전에 신경쇠약에 걸릴 판이다.
근데 생각해 보면 또 별일도 아닌 게,
제일 큰 걱정 중 하나가 학교 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어쩌냐인데, 그렇다면 적응을 못해서 집으로 데려온다 해도 손해본건 없지 않나 싶다.
성인이 되어 일반 사회에 나가서 섞여 살기 위해서 일반 학교 보내서 미리 적응하고 연습해야 한다는데, 그건 정말 희망적인 가정이고, 결국 엄마랑 2인 1조로 다니며 엄마 친구 만나고, 친척들 만나며 생활하는 게 최선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가뜩 예민한 아이를 학교의 소음 속에 몰아넣어 괴롭히는 건 아닐까?
최소한의 의무교육과 할바만 하자. 나머지는 엄마 아빠가 메꿀게.
그러니 잘할 거까지는 없고, 그냥 하기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