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폐성장애라고 하면, 다들 이렇게 표정이 좋은데 무슨 소리냐고 했던 때가 있다. 티가나냐 안나냐가 사실 중요한 건 아닌데, 또 안심이 되는 건 무슨 심리인지...
우리 친구들은 사진 찍기가 좀 어려운 편이다. 첫 번째로 가만히 있지 못하고, 두 번째로 카메라를 안 보고, 세 번째로 표정이 다양하지 못하다. 난 좀 이런 편견이 싫기도 하고, 도치맘이라 예쁜 딸 모습을 많이 남기고 싶기도 해서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유치원 들어가면서부터 지금까지 매일 등원샷을 찍으면서 제자리에 서서 찍는 것부터, 하나 둘 셋 기다리고 엄마가 요청하는 표정으로 찍기, 이제는 포즈까지 다양하게 찍기 등 매일 사진 찍기 연습 중이다.
엄마가 얼마나 집요하게 사진을 찍었는지, 길을 걷다가도 포토스폿 같은 느낌이 들면 멈춰 서서 스스로 포즈를 잡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반 유치원 단체사진은 특수반 선생님이 뒤에서 안 보이게 잡고 찍었는데, 요즘 사진 보면 별로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인다. 선생님이 요청한 포즈도 완벽하진 않지만 제법 따라 하는 것 같다.
엄마가 인스타에 올린 사진을 써도 되냐는 요청이 종종 있고, 키즈모델 시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드문드문 듣다 보니 진짜 욕심이 좀 낫다.
여름이가 예쁘게 모델이 되어, 우리 아이들에 대한 편견도 좀 지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을 하던 차에 지인의 도움으로 사진작가님이 여름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스튜디오의 낯선 환경과 조명, 계속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때문인지 표정은 어색하고, 화내다 결국 울먹울먹으로 마무리했다. 작가님이 편안하게 유도해 주시고 신경 많이 써주셨는데, 아직은 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