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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verflowToU Jan 23. 2020

병원 3교대 알아보기

[07] 병원 3교대 파헤치기 1편: Day-Evening-Night


병원 3교대의 구성


  지난번 인수인계에 관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3교대는 말 그대로 하루 24시간을 3등분하여 교대로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형태를 말한다. 새벽 시간을 포함하여 계속해서 환자를 돌봐야 하는 병원이나 많은 물량 생산을 위해 회사를 24시간 풀가동하는 제조업 회사 등에서 많이 있는 근무형태이다.


  병원 기준으로 3가지 근무형태가 존재하는데 낮 근무(Day), 저녁 근무(Evening), 밤 근무(Night)로 나눠진다. 물론 9시에서 18시까지 일하는 근무부터 시작해서 10시에서 19시까지 일하는 근무 등 많은 근무 형태도 존재한다. 병원의 정책에 따라 D1근무, S근무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또한 같은 시간대의 근무만 담당하는 낮 근무 전담, 밤 근무 전담 등도 있으며, 2교대로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낮 근무, 저녁 근무, 밤 근무에 대해서만 다뤄보고자 한다. 근무시간에 대해서도 미세하게 병원마다 다른데, 내가 근무했던 병원 기준으로 설명해보겠다.


Day - Evening - Night

낮 근무(Day)


  낮 근무는 아침 시간부터 오후 시간까지 일하는 근무이다. 아침 시간이라 표현했지만 매우 이른 아침이기 때문에 늦은 새벽부터 근무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밤 같이 어두운 하늘을 보고 출근했다가 쨍쨍한 해를 보면서 퇴근한다. 근무 시간은 6시 30분부터 14시 30분까지 이며, 세 근무 중 가장 바쁘다고 볼 수 있는 근무이다. 

  교수님을 비롯한 의료진의 회진이 모두 아침에 이루어지며 그에 따라 진료 방향이 바뀌는 일도 많이 있다. 그래서 기존에는 없었던 추가 처방이 많이 나기도 하고, IV주사제(정맥 내로 투입하는 약제) 종류나 PO약(입으로 먹는 알약) 종류가 바뀐다거나 급하게 수술 준비를 해야 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빈침상은 곧 입원환자로 채워질 것이다..

  또한 퇴원환자가 퇴원을 하고, 그 빈자리로 새로운 환자가 입원하기 때문에 Input, Output이 많다. 퇴원환자가 퇴원하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던 주사바늘을 비롯한 장치들을 제거하여야 하고, 상처 소독을 위해 붙여놨던 드레싱도 불필요한 경우 제거해줘야 한다. 또한 퇴원하고 복용해야 할 약들을 약국에서 타 와서 챙겨줘야 하며, 퇴원 후 셀프케어 및 복약에 대한 교육을 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입원기간 동안에 들어간 진료비에 대한 납부가 끝나야 모든 퇴원 처리가 완료되기 때문에 확인 후 퇴원을 시켜야 한다.

  환자가 퇴원을 하면 새로운 환자가 입원을 하여 빈 병상을 매운다. 새로운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 및 간호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간호정보 조사지를 작성한다.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를 불러서 문답하는 방식으로 작성하며 작성이 끝나면 키, 몸무게 측정 등을 하고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는 업무를 한다.



저녁 근무(Evening)


저녁 근무를 하면 병원 창 밖으로 노을이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저녁 근무는 오후 시간을 담당하는 근무로 14시 30분부터 22시 30분까지 근무한다. 낮 근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물품을 카운트하거나 의약품의 유효기간을 체크하는 업무 같은 '꼭 필요하지만 귀찮고, 시간이 꽤나 소요되 업무들'을 다른 근무보다 많이 배치하는 편이다. 입원환자를 받아서 기본적인 검사를 실시하거나 수술 준비 등을 시키며, 수술하고 나온 환자를 받아서 수술 후 환자 간호를 진행한다. 18~19시부터는 당직의사를 제외하고는 의사들이 퇴근을 하기 때문에 중요한 처방이나 진료 방향에 대한 문의는 미리 끝내 놓는 것이 좋다.

  낮 근무는 정신없이 일하다가 점심을 먹고 나면 2~3시간 정도만 일하면 되기 때문에 밥을 먹고 나면 금방 근무가 끝나는 느낌인 반면에 저녁 근무는 저녁을 먹고도 4~5시간을 더 일해야 하므로 시간이 긴 느낌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밤 근무(Night)


우리가 자는 시간에도 병원은 불이 켜져 있다.

  밤 근무는 22시 30분부터 익일 6시 30분까지의 새벽 시간을 책임지는 근무이다. 밤을 새워야 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만 다른 근무들에 비해 조용한 편이고 해야 하는 업무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근무하는 인원이 적어서 일이 터지면 낮 근무 이상으로 바쁠 수 있다. 밤 근무 때 이뤄지는 업무는 일반적으로 다음 날을 위한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병동의 밤 근무는 모든 환자들이 잠이 드는 시간이기 때문에 매우 조용하다. 어둡고 조용한 병동을 돌아다니며 다음 날 CT, MRI와 같은 특수 검사를 위한 정맥주사 라인 준비부터 매일 반복되는 기본 혈액 검사, 익일 투약되야할 약의 정리 등을 한다.  수술이 예정된 환자의 경우 수술을 위한 필요사항을 체크한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스테이션에서 간호기록이나 수술 전 처치 기록 등을 시행한다.

  하지만 중환자실은 24hr 내내 시끄러운 편이라 새벽에도 환자들이 많이 못 잔다.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가래 제거나, 체위변경, 배액량 체크 등을 계속해야 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잠들기가 어려우며 일반병동보다는 시끌시끌한 분위기이다. 중환자실도 낮 근무, 저녁 근무보다는 상대적으로 급한 업무는 없기 때문에 환자의 몸무게를 재거나 환자를 들어 올려 침대 시트를 가는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




  각 근무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낮에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일반 직장인들이 쉬는 시간인 저녁시간에 일해야 하는 게 힘들지만 낮 근무보다는 덜 바쁜 저녁 근무가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밤을 새우는 것이 체질이라 밤 근무만 전담으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세 근무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근무는 없기 때문에 지금 시간에도 병원의 3교대는 돌아가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3교대의 장단점에 대해서 나눠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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