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보람 Feb 01. 2023

보람씬 이상형이 뭐예요?

강형욱이요. 예? 개통령 강형욱이요.


   나이 때문인지 이런저런 자리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다. 작년 12월에 만난 전 직장 동료도 소개팅을 주선하겠다며 나에게 이상형을 물었다. 나는 강형욱이라고 답했다. 예? 그녀는 의아해했다. 일반적인 반응이다. 사람들은 어떤 외모를 가진 사람이 취향인지 궁금해 묻고,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 그 자체인 이상형을 대답한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동료에게 직업이 없는 지금의 상태론 자신감이 바닥이라 소개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개를 무서워한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더 궁금해한다. 왜 강형욱이야? 강형욱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직업과 관계없다. 그는 부드럽지만 명료한 말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풀어 말하고, 경청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모두를 충족하는 진짜 이상형.



   이상형을 꿈꾸기만 해서는 닿을 수 없다.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에 내가 그런 사람이 된 후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을 찾으려고 한다. 대원칙 몇 가지를 정해두고 이상형이 있을 것 같은 곳으로 간다. 사실 여기까지는 지금도 하고 있다. 그다음이 문제지. 이상하게 외적인 모습은 아무리 상상하려고 해도 상상이 안 된다. 어떤 인상이 나랑 어울릴까? 잘 모르겠다.



   따뜻한 마음과 공감은 시베리아 같이 차갑고 건조한 나에겐 아직도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 평생의 과제다.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따뜻한 눈으로 봐주는 사람은 내가 그런 사람이 될 때까지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계발밖에 모르던 내가 소설책을 읽고, 공감과 명료한 대화를 위해 공부를 거듭한다. 사람들을 만나 배운 대로 소통하려 시도한다. 계속 반복하다 보면 나의 이상형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확신은 없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건 노력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이 쌓이면 어떻게든 되겠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