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이야기를 팝니다

by 오보람

직업이 없는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여전히 가리는 게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쉬운 건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쓰는 공모전만 골라 지원한다. 다른 재주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서 어쩔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고, 그냥 노트북과 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입상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지금까지 나의 이야기는 내가 먹고사는데 작은 보탬이 돼 주었다.



내 이야기를 가십거리로 꺼내는 일은 그다지 즐겁지 않다. 하지만 돈이 필요할 땐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없기에 그냥 내 얘기를 꺼내고 만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해왔을 일들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론 그게 더 특이하게 비치기도 한다. 아주 고통스러운 과거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약점이 되어 누군가에게 나를 비난할 빌미를 줄 수 있다. 나도 항상 사랑만 받고 싶은 사람일 뿐 비판 아닌 비난은 잘 흘려듣지 못한다.



공모전이 아니면 내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아직까지 내가 팔 수 있는 건 내 이야기 밖에 없고 그걸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고통의 연속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나는 그때의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 그때의 나는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구나. 프레임 밖의 내가 기억 속의 나를 바라보면 눈물이 난다. 쉽게 멈추지도 않는다.



나는 또 다른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여전히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어린 내가 잠시나마 공감의 손길을 뻗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나는 가만히 손을 내밀어 탈진해 버린 아이를 쓰다듬는다. 눈물이 멈추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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