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로스

by 겨울늑대

1.

인간은 비행할 수 없다.

우리는 자력으로 구름 위를 거늘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행하는 물체 위에 탑승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인간은 자력으로 비행할 수 없는가?


2.

다이글로스와 그의 아들인 이카로스, 이 둘은 일종의 사건으로 인해 미궁에 갇히게 된다. 그러자 그들은 '비행'을 통해 탈출하기로 결정한다. 그들은 주변을 날던 새들로부터 떨어진 깃털과 밀랍을 이용해 날개를 만들고, 이를 자신들의 몸에 부착시켰다.

비행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 의식으로써 다이글로스가 그의 아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이카로스, 너무 높게 올라가서는 안 돼."

아들은 환하게 웃으며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떡거린다.

그 웃음에 어서 출발하자는 재촉, 비행을 앞둔 소년의 기대감, 은밀한 탈출을 앞둔 긴장감 등이 절묘하게 섞여있었다. 어린아이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복잡한 감정이었던 것일까. 이카로스는 의식의 가장 중요한 과정을 빠뜨리고 만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명심하는 것이었다.

'너무 높게 올라가서는 안 돼.'


아버지와 아들은 바람결을 느끼며, 그들을 미궁에서 건져줄 강한 바람이 오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그들의 염원을 들어줄 바람이 찾아오고, 그들의 몸은 바람에 맞춰 하늘로 솟구쳐 오르기 시작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간격이 점차 벌어지기 시작한다. 바람결에 몸을 맡긴 채 자유롭게 하늘을 거닐기에 아버지는 너무 육중했고, 이카로스는 한없이 가벼웠다.


이카로스의 몸 아래로 밀랍이 묻은 새의 깃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카로스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깃털의 낙하 빈도가 잦아진다. 아버지는 황급히 이카로스를 부른다. 그러나 이카로스의 귀에는 부드러운 바람의 노래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3.

인간은 화성에서 살 수 없다.

우리는 아직 지구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구에서 높은 수준의 문명을 이륙한 것에 만족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인간은 화성에서 살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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