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 중 친구 만드는 법

동친 만들기도 가능

by 붱dr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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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단지 내에서 열린 야드세일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안 쓰는 물건들을 정리해 내다 팔고, 용돈도 조금 벌 수 있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얻었다.


같이 참여한 이웃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길을 지나가던 사람들과도 웃으며 인사하고,

내가 내놓은 물건에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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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사람 냄새가 났고,

나도 이 동네의 ‘찐’ 주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야드세일이 끝난 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이런 동네 행사들에 참여하면 참 좋겠다.’

야드세일, 파머스마켓, 도서관 프로그램,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리는 취미 클래스들.

이런 곳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니,

다른 곳에서보다 관계의 물꼬를 트기 수월할수 있다.


그리고 요즘 내가 조금씩 실천해보고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작은 부탁’을 해보는 것.

“혹시 이거 같이 옮겨줄 수 있으세요?”

“근처에 괜찮은 카페나 레스토랑 아세요?”

“이거 어떻게 하는지 혹시 아세요?”

이런 사소한 질문이나 도움 요청이 의외로 사람의 마음을 여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에 어색함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그 다음엔 대화가 이어지고, 이름을 묻고, 어느새 함께 식사를 하거나 어울려 놀게 되는 사이가 된다.

(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건, 친구를 사귀기 위해 일부러 부탁을 만들어내라는 것은 아니다. 혼자하기 어려운 일을 힘겹게 애써서 하기보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면, 그것이 관계의 연결 고리가 되어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야드세일 날, 출장 중인 남편 없이 혼자 모든 짐을 옮기려니 막막해

텃밭을 일구며 친해진 이웃이 떠올라 도움을 청했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달려와줬고,

나는 고마운 마음을 선물로 전했다.

그 교류가 우리를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로 만들었다.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여름, 파머스마켓에 캐리커처 부스를 열기 전,

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그려주는 작은 이벤트를 열었었다.

페이스북 주민 페이지에 솔직하게

“곧 파머스마켓에서 캐리커처 부스를 열게 되는데, 연습을 해야해요.

무료로 그림나눔할테니 저의 모델이 되어주세요~” 라고 알렸다.

‘정말 사람들이 나와줄까?’ 반신반의했는데,

삼삼오오 모여든 이웃들이 내 앞에 앉아주는 순간,

얼떨떨하고 감사한 마음에 오히려 내가 그들의 마음을 받는 입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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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웃음을 나누고, 그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되고…

무료 캐리커처 행사는 그들의 얼굴을 그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작은 부탁도 좋고,

작은 도움도 좋고,

누구든 먼저 건네고, 또 받는 마음 하나가 관계의 씨앗이 된다.


해외살이는 때때로 외롭다.

익숙한 언어도, 편한 친구도, 내 이름을 기억해주는 단골 가게도 없을 때.

가끔은 망망대해 한가운데 떠 있는 외딴섬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 움츠러들기보단 일단 밖으로 나가보는 것.

그리고 길을 걷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먼저 미소와 인사를 건네보는 것.

꼭 친구가 되지 않더라도

오고가는 미소와 인사로 내가 떠 있는 섬 주변에 다른 섬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

낯선 곳일수록 우리는 더 따뜻한 연결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해외살이를 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작은 부탁부터, 또는 작은 도움부터 조심스레 건네어 보자.

그 작은 시작으로,

동친 만들기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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