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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Apr 26. 2020

설거지

설거지하면서 마음을 비우다.  아름다운 채움이기 싶어서.

  한 끼의 식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다. 사람들이 밥을 먹는다는 것보다 한 끼의 떼우기 일 수 이다. 일에 쫓기거나 식사 때는 놓치다 보면 밥맛도 맛이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의지하면서 산다. 나 대신에 누군가가 밥을 해주고 빨래를 해준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분명 밥 한 끼와 맛있는 국과 반찬, 그리고 설거지 까지 한 사람을 의지한 것이다.   한 끼의 식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다. 사람들이 밥을 먹는다는 것보다 한 끼의 때우기 일쑤다. 일에 쫓기거나 식사 때는 놓치다 보면 밥맛도 맛이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의지하면서 산다. 나 대신에 누군가가 밥을 해주고 빨래를 해준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분명 밥 한 끼와 맛있는 국과 반찬, 그리고 설거지 까지 한 사람을 의지한 것이다. 가스 불을 끌 때를 놓치면 음식도 냄비를 태우기도 한다. 수세미로 박박 밀어도 잘 밀어지지 않을 때는 화가 나는 것은 냄비의 가격보다 아끼던 것에 대한 애착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날마다 무엇인가를 우리는 채우고 또 비워내야 한다. 만남은 설레지만 이별은 늘 가슴 아픈 통증이 있다. 마음이 비워지지 않는 것이다. 식기를 닦다보면 그 뜨거운 열기에 단단해진 그릇이기에 그토록 오랫동안 요긴하게 쓰여 져도 변하지 않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거지는 잘 사용한 그릇을 씻어내는 아주 사소한 일이면서도 꼭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설거지는 늘 어머니와 아내의 몫이었다. 아버지나 남편이 설거지 하는 모습은 부자연스럽기도 하지만 앞치마를 매고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사람은 뭐든 아름답게 꾸미는 미를 추구하려는 속성을 지닌다. 비오고 난 후에 맑게 갠 하늘을 보면 마음이 즐겁듯이 깨끗하게 씻긴 그릇을 보면 상쾌하다. 그런 상쾌한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비움과 채움에 깊은 의미들도 생각하게 된다.

  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말은 생겨나지도 멸하지도 않는 절대의 진리를 말한다. 비움(空)에도 채움(有)에도 치우지지 않는 것이다. 어느 때는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설거지를 끝내면 기분이 말끔해진다. 비움은 채움을 늘 준비한다.       

  

글 김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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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묘유(眞空妙有)(출처: 문화원형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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