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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Nov 14. 2023

파란 눈의 사무라이 01

1. 불순한 존재

출처: 나무위키


출처: 나무위키



1편 불순한 존재(Hammerscale)


  대장간에서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 쇠망치 소리가 달궈진 쇳덩어리를 치는 소리다.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진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유성이 떨어지면 소원을 빈다는데... 실제 유성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미즈는 파란 눈을 가진 아이라고 약올림 당한다. 불순한 존재, 백인 남자와 일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다. 소포클레토스의 <킹 오이디푸스> 처럼 미즈는 버려진 아이다.  도망쳐서 절벽에 도달했을 때 운이 좋게도 하늘에 유성이 떨어져 위기를 모면한다.

  

  유성이 떨어진 것을 주으러 온 한 노인이 있었다.


 그의 팔은 달궈진 쇳덩어리처럼 단단하고 의지와 현명함, 감각 또한 단단하다. 그의 치명적인 결함은 세상을 볼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볼 수 없는 사람은 오히려 온몸이 눈이 된다. 감각하고 지각하는 것처럼.  

  박쥐가 초음파로 사물을 감지하는 정교성을 지닌 것처럼 에이지의 시력은 정밀하고 꼼꼼하며 단단하고 강인했다. 더 강해지기 위한 강철을 찾아서 노인 에이지는 유성이 떨어진 곳으로 온 것이다. 미즈는 노인이 떨어진 돌덩어리를 집게 연장으로 소리를 내며 살피는 것을 지켜본다.

  어린 데다가 온갖 약올림을 당하며 자란 미즈는 세상의 온갖 시련도 겪어낼 수 있을 만큼 악어의 몸 같은 단단한 껍질, 모멸감이나 수치, 그 어떤 궂은일도 당해낼 만큼 단단해졌다.


  용광로가 잘 탈 수 있도록 미즈는 풀무질을 했다. 노련한 에이지는 훈련을 받으며 망치질을 배웠다. 뜨거운 열기가 노인 에이지와 어린 미즈의 어색함을 하나로 만들었다. 검은 숱이 용광로를 태우고 달궈진 쇳덩어리에 손끝이라도 닿을 양이면 화상을 입기 쉽상었다.


   "더 강하게"

   망치로 붉게 달아오른 쇳덩어리를 힘차게 때렸다. 땡땡 때댕 소리는 일정한 장단을 맞추며 대장간에 울려 퍼졌다. 미즈의 얼굴에도 에이지의 얼굴에도 뜨거움과 열정으로 달궈진 노력에 땀방울이 맺혔다. 땀방울이 맺혀서 망치에 두들겨 맞는 붉은 쇳덩어리에 떨어졌다.


   '시익' 소리를 내며 달궈진 쇳덩어리가 찬물에 들어갈 띠 소리를 냈다. 쇳덩어리도 소리를 내며 차갑다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뭐든 배워야 살아남는다. 배움의 무기처럼 강한 것도 없다. 한 번 습득된 것은 소년의 두뇌가 아니라 몸으로 체득되고 있었다.

  

  미즈는 뭐든 금방금방 습득해 갔다.  묵묵히 천천히 그러나 익숙함으로 대장간 일은 무쇠처럼 단단하게 소년의 몸의 시간 속에 익숙하기 숙달되어가고 있었다.


  17세기 에도시대는 농사가 주류를 이룬다. 이 시대 유우죠(ゆうじょ)는 감옥처럼 창문에 깔린 창살 안에서 지냈다. 유녀(遊女)들이다.  겉보기에는 화려해도 돈에 팔려 서 남성을 위로하는 성노예들이었다.


   사실상 감옥에 갇혀 사육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룻밤 몸을 팔고도 그들은 신분이 상승되지 않았다. 이 분은 사실상  조선의 관노비에 해당하고 신분이 없는 기생이다.  일본 동부의 에치고 출신 여성들이 다른 지방의 여성들보다  정도 더 많이 유녀(매춘부)로 팔렸는데, 피부가 부드럽고 인내심이 했다. 유녀는 아이유에 계집녀로 유아소녀를 뜻하기도 하지만 즐길 유와 계집녀를 합한, 글자 그대로 '갖고 놀 수 있는 여자' 즉 유녀다.

  유녀는 유곽(遊廓)에 속한 매춘부로, 유녀들을 통솔하거나 격이 높은 고급 유우죠들을 오이란(花魁), 혹은 타유(太夫)라고 불렀다. 유우죠들과 이들 오이란들의 시중과 견습을 받는 존재로 카무로(禿)들이 있었다. 오이란(花魁)들은 이들 카무로(禿)들을 잔뜩 데리고 다녔다. 메이지 시대에 들면서 유곽이 폐지됨과 동시에 게이샤 쪽으로 흡수되었다. 



  아케미는 타이겐을 방에다 들였다. 아케미는 자신 없어하고 미조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것을 위로해 주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아케미는 타이겐을 온 마음으로 위했다. 옷을 벗기고 옷을 벗었다. 알몸이 된 그녀의 몸은 타이겐같이 서툰  , 그리고 남성미가 넘치는 근육을, 무예로 달련된 강한 매력을 녹이는데 충분했다.

   

출처: 나무위키

 타이겐, 그는 어릴 적 불량아 패거리였다. 아케미는 그 누구보다 타이겐을 사랑한다. 약혼을 한 그와 거리길만 한 틈은 없었다. 아케미는 거의 공주에 걸맞은 미모와 당돌한 매력이 있고 심지도 지조도 남달랐다.



Criticism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미즈가 등장한다. 링고는 국수를 파는 팔이 없는 사람으로 미즈의 조력자다. 전체를 아우르는 스토리는 복수극인데 그 대상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백인아버지로 귀결된다. 성장과정에서의 차별, 수치, 모욕감을 딛고 일어서지만 다소 후반부에서 미즈가 한 남자의 여자가 되는 설정은 안장 여자로서의 무사의 삶과 정체성의 문제를 함의한다.


   에도시대는 16세기 이후의 조선과 맞먹는데 역사적 지식이 빈약해서 당시의 시대상의 반영을 잘한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미즈라는 등장인물을 통한 신문물의 저항, 칼과 총의 대립성, 신분의 갈등과 일본여성의 시대적 반영이 장면마다에 잘 녹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조총은 임진왜란에 이미 나왔는데 이후에 1600년대로 총이 들어온 것은 모순으로 보인다.


  사랑과 전쟁, 무사의 삶을 잔인한 비극으로 잘 담은 만화극으로 뮬란을 연상케 하는 볼만한 만화드라마로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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