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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r 30. 2024

햇살에 대한 소묘

햇살이 고운 날이면 저마다 마음에 꽃을 피워야 한다

산에도 들에도

도시의 거리에도 온통 햇살,

사람들의 얼굴도 봄꽃이 핀다.

겨울을 버틴 슬픔,

어둠의 시간을 지나 꽃들도 저마다

찬란한 햇살에 가슴이 터질 듯 설렌다.


풀잎도 시간을 알고

나무도 때를 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풀잎도 나무도 새순이 돋고

약속이라도 한 듯 꽃을 피운다.

이제 그만 깨어나라고

이제 그만 차가운 마음이 아니라

따스한 마음이어야 한다고.


햇살, 그 연약한 풀잎도

그 태양을 줄기로 꽃을 피우듯

누구든 꽃을 피워야 한다고.


Note

봄이 왔다고 다 온 것이 아니다

꽃이 피었다고 다 핀 것도 아니다.


봄이 왔음에도

더 슬프고

더 춥고

더 외롭다.

그건 감당할 수 없는 삶의 고뇌가

그 어떤 성찰로 가는 힘겨운 발걸음일지라도

버겁고 힘겹다.


너무 아름다워서 꺾어버리고 싶은

꽃처럼,

모두가 삼삼오오 수군거리는

그들끼리의 기쁨이어도

내가 아닐 때

봄은 왔어도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외로움 또한 곱절이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그냥 햇살이 쏟아지는

꽃길을 걸어보자고,

그리도 또 왜 사느냐 묻거든

그런 질문하지 말고

그냥 잘 살고 있는 거라고.

가슴을 다독이며

자신을 위로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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