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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Jan 15. 2021

감정 장사

순진함과 당연함?

  한 여자가 이혼을 준비중이다.  남편은 건물 몇 채가 있가 있고 잘 나가는 사업가인데 여자의 말은 이러하다.
 "나는 그냥 남편의 구타에 못이겨 그냥 몸만 빠져 나왔어요. "
  '이미 재판하는데 벌써 천만원을 쏟아 부었지만 당장은 돈이 없어요.  왜냐하면 부모님에게 이혼 사실을 알릴 수가 없었고, 겨우 몸만 빠져나와서 아무것도 갖은 것은 없어요.' 

  직장을 다니는 순진한 남자는 아내와 사별한지 몇 년이 되었다. 성격도 괄괄한 여자는 매력적이다. 여자는 차도 없고, 집도 겨우 월세방에 세를 산다. 여자는 그날 그날 하루 벌어 하루 살고 이혼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 직장은 다니는 남자는 여자의 허름함과 음식점 서빙을 하는 것이 딱하기도 하고 또한 이혼 재판으로 인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연민에 사로 잡혔다. 

   "저 재판하는데 돈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이상하게 재판이 까다로워 지는 것 같아요. 재산이 아무래도 남편에게 많으니까 어떻게든 건물 한 채라도 얻고 싶은데...."

  남자는 오랫동안 부어 두었던 적금을 빼냈다. 딸 시집을 보낼 때 보태려고 모아두었던 돈, 대충 5천만원 정도. 여자에게 겨울이라 두꺼운 외투를 사주었다. 애정의 표시로 거금의 보석을 선물하기도 했다. 여자가 어쨋거나 딱해 보이기도 하고 이성적으로 끌리는 것 같아 극장도 몇번 갔다. 

    "우리 언제 여행가요?" 여자의 제안에 남자도 싫지 않았다. 힘겨울 때 융통을 해준 남자가 고마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동안 여자는 멀리 떠났다. 남편이 자신의 집을 찾은 것 같아서 당분간 숨어 있을 거라고.

 남자는 여자가 여행을 가자는 말에 설레였다.  함께 밥을 먹으로 갔을 때 여자는 " 이 왠 수를 꼭 갚을 게요!"
 돈을 떠나서 여자의 사근사근함에 감동을 받았다. 그가 갖은 것은 아파트와 직장에 꾸준히 열심히 다니는 것. 그리고  딸을 시집 보내는 것 말고는 특별히. 

  3개월 정도 연락이 없어서 남자는 문자를 보냈다. 어디사느냐 어떻게 사느냐 라는 말에도 문자는 씹혔다.
  "우리 언제 여행갈 수 있는 거죠?" 라고 남자가 문자를 보냈다.  여자에게 며칠 후에 답장이 왔다. 

  '나 다른 친구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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