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그리움이 세상을 뒤덮는다.
눈이 내린다
허공을 서성이다가
새하얀 맨 살로 눕는다
휘몰아 치는 바람이면
바람인 채로,
천만년 변함없이
겨울에 찾아오는 손님.
송이송이 축복인냥
무질서의 질서처럼 뒤엉켜
설레임으로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벌거벗은 나무가지에
흰 옷을 입히며 눈꽃을 피운다.
사랑꽃을 피운다.
연약함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쌓여가는 삶의 무게로 온 세상을 뒤덮는다.
태초의 침묵을
간직한 채로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눈은 쌓이고 또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