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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Jan 17. 2021

눈꽃

하얀 그리움이 세상을 뒤덮는다.

눈이 내린다 

허공을 서성이다가

새하얀 맨 살로 눕는다 


휘몰아 치는 바람이면

바람인 채로,

천만년 변함없이

겨울에 찾아오는 손님.


송이송이 축복인냥

무질서의 질서처럼 뒤엉켜  
설레임으로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벌거벗은 나무가지에

흰 옷을 입히며 눈꽃을 피운다.

사랑꽃을 피운다. 


연약함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쌓여가는 삶의 무게로 온 세상을 뒤덮는다. 


태초의 침묵을 

간직한 채로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눈은 쌓이고 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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