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순만 Jan 23. 2021

영화 <미성년>

애가 뭐가 잘 못이야?

 영화 <미성년>은 접근하기 어려운 영화다. 부모의 바람에 대한   청소년의 갈등이다.  

 

 고교상인 주리는 윤아와 학교에서 막장 싸움을 한다.  교실창문이 깨어지며, 머리카락은 물론 얼굴에 피멍이 든다. 학생들이게는 둘 싸움은 엄청난 구경꺼리다. 둘이 대체 무엇때문에 싸우는 것인지. 그거야 둘 만이 안다.


 윤아와 주리가 옥상에서 말싸움을 한다.

  

 주리가 윤아의 엄마에게 휴대폰에 대고 자신의 엄마와 윤아의 아빠가 바람피운 사실을 폭로한다.  윤아의 엄마(염정아)는 각방을  쓴지가 벌써 2년이 넘었다.


윤아엄마가 식당을 운영하는 주리 엄마 가게를 찾아간다. 혼자 와서 2인분을 주문을 한다. 그 사이 전화가 온다. 한 남자와의 통화. 바로 음식을 주문하러 온 윤아아빠다. 창문 너머 마당에서 주리엄마가 배를 쓰다듬는다. 자신의 남편과 배가 맞아 임신까지 한 모양이다.


  열받은 윤아 엄마가 가게문을 닫고 나온다.  오리가게를 운영하는 주리엄마가 가게를 나온다. 임신한 그녀를 보고 열을 잔뜩 받은 윤아 엄마와 몸싸움을 벌린다.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난 주리 엄마. 양수가 터져 피가 떨어진다.


  윤아는 미칠 노릇이다. 이해할 수 없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빠의 바람으로 발생하는 갖가지 일까지 신경을 써야하다니 빡칠 노릇이지만, 그래도 엄마가 그 사실을 모르기를 바랬다.


  주리 엄마가 병원에 있다. 윤아 엄마와 맞짱을 뜨다가 양수가 터지고, 병원 인큐베이터에 이름도 없는 아이가 있다.


  주리는 엄마의 방관적인 삶이 싫다.

  

  남편 복도 없고, 자식 복도 없는데 나도 행복하자는데 그게 잘못 된 거야? 네가 날 어떻게 알아!


  엄마의 애정관이다.  유부남과 바람피운 엄마. 막사는 아빠. 주리는 편의점알바를 하며 용돈을 충당한다.


  인큐베이터의 아이들 주리와 윤아는 지켜본다. 꼼지락 거림도 없는 아이.


  이 영화는 어쩌면 호손의 주홍글씨에 헤스터프린이 낳은 딸 퍼얼pearl을 생각하게 한다.


  아이가 뭔 죄가 있는가?


 이 점에서 아이는 죄가 없다.  불륜으로 아버지가 외도로 낳은 자식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윤아. 

 

  아이를 보고 주리의 엄마와 아이를 보러온 아빠가 윤아와 주리가 부르는데 숨는다.  바람피워 낳은 아이는 주리의 배다른 동생이면서 윤아에게도 마찬가지다. 주리는 학교를 그만 두고서라도 키울 생각이다. 대책없는 엄마, 철부지 엄마 보다 자신이 차라리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키우는 것이 낫다는 생각.


 바람둥이 아빠는 낯선 곳에 가서 숨는다. 아무데나 주차를 했다면서 주차요금을 떼이고, 비행 청소년들에게 몰매를 맞는다.


  윤아와 주리가 병원을 찾아온다. 아이를 볼 생각으로, 그런데 병원에 아이가 없다. 둘은 간호사들에게 아이에 대해 묻지만 아이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은다. 백발의 노인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봉고차를 타고 지하에서 나가는 것을 발견한다.


  백발노인은 바로 장례식에서 온 사람으로 생선 담을 때 스티로폼에 아이를 담아갔다. 봉고차 뒤에는 그런 죽은 아이들의 시신이.


  둘은 백발 노인과 차를 타고 가다가 노인이 준 아이서류를 준다. 윤아는 아이스박스에 아이를 가방에 담는다. 아이는 죽었고, 그 아이를 가방이 담고 다녔다.


  둘은 장례식장에 다시 가서 아이를 화장한다. 그리고 아이의 유골을 작은 은단상자에 담는다.  


  아이를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 것 조차 아이에게는 다행인 거라고.


  놀이공원에 간 둘은 우유를 마시며, 은단에 있는 유골의 분말을 넣어 마신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다.


 '아이의 죽음'으로 작은 아이스박스에 담겨 가는 아이의 시신을 다시 가지고 가서 동그란 은단상자가 유골함이 되고 그것 조차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이를 마지막으로 보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화장터에서 일하는 할아버지 말씀이다.


  죽은 아이에게 죄가 없다는 것은 호돈의 주홍글씨에서 헤스터 프린이 감옥에 있으면서도 딸아이 펄을 낳고 그 펄이 뛰어노는 것을 보면서, 딤즈데일 목사와 헤스터프린의 불륜이 정당화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시는 청교도puritan여서 율법에 벗어난 관계는 큰 죄에 속했다.

  

  <미성년>에서 아이에게 윤리적인 죄가 없다는 것이 윤아의 아빠와 주리의 엄마의 불륜이 정당화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죄가 있는가에 대해 아니는 죄가 없다고 한다면 여기는 분명 창과 방패와 같은 모순이 발생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그 모순된 부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김윤석이 아내 말 듣고 살렸던 '미성년' 장면은 - 노컷뉴스 (nocutnews.co.kr)


만약 아이가 죽지 않고, 살았다면 아이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작가의 이전글 연약한 인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