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는 색다른 컨셉으로 접근한 드라마이다. 특히나 내면의 갈등을 잡아내거나 인간의 취약점, 현실의 맹목적인 부딪힘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비애를 무자비하게 접근하는 놀라운 드라마다.
여자 패 본적 있어요?
없어.
한 번도?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려고 했더니?
둘은처음으로 밥한 끼를 먹는다. 그리고 또 술 한잔. 새파랗게 젊은 썬그라스를 낀 여자와 중년의 남자.
봉지커피 2개를 넣는다. 전기 포트에 물을 넣는다. 어쩌면 이지안의 빈 속을 커피가 대신하는 한 끼의 식량일지도 모른다.
어느날 택배가 배달된다. 봉투에는 박동훈이라고 적혀있고 싸인을 했다. 그 안에는 5천만원 현금 다발이 있었다. 이지안은 썬그라스를 끼고 있어서 그녀의 시선이 어디에 있는지 종잡을 수 없다. 박동훈은 순간 돈을 서랍에 숨겼고, 뭐라고 할 수 없는 당황스러움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현금의 돈다발, 그게 뇌물bribe? 돈이 어디서 온 것인지 출처가 없다.
이지안은 그게 뇌물임을 알고, 청소부에게 건물전체 정전시키고 돈을 빼돌린다.
박동훈의 엄마 변요순은 첫째가 망가질 거라며 동훈에게 가서 부탁을 하지만 대출이 되지 않는다.뇌물로 받은 돈은 하늘로 증발했고, 박동훈은 누군가에게 잡혀간다.
자칫 삼류로 빠지기 쉬운 이 드라마는 묘한 감정곡선으로 마음을 휘어놓는다. 어떻게든 적어도 멀쩡하게 살아보려고 아둥바둥 뛰는 사람과 어떻게든 노력하는 사람을 짓밟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하지만 여기서 미묘한 갈등과 그 갈등의 전체를 간파하는 사람. 우리가 달려가는 것이 어디이며 우리는 무엇에 속으면서도 그것이 옳다고 믿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