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순만 Feb 02. 2021

브래지어

벗는 것과 벗기는 것의 갈등

서툴러요

벗기는 것은. 

손은 눈이 없어서

내 몸이 아닌 몸에

손 닿는 것은 

무섭고, 떨리고. 

더듬 거리는 손가락은 

눈이 없어. 

나는 눈물을 건너고 있고,

뭉클한 감촉이 스치고. 

벗는 것과 벗기는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

그 무슨 죄도 지을 수도 없고

안 지울 수도 없고. 

되는 걸까.

안 되는 거지. 

손 닿으면 

글썽일 듯 한 눈물을 

어찌 감당해. 

벗기는 것은 

아무래도.

손이 떨려서. 

작가의 이전글 존재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