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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03. 2021

Poison 01_나보다 예쁜 여자는 없다

소설01/감정은 나이가 들지 않는다


  뜨거운 물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모든 것이 흐릿하기만 했다. 욕조에 누운 고은은 흥건히 젖는 가슴을 보았다.  볼록하고 탱탱해진 가슴, 괞한 상상을 하면 흥분하는 가슴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여자, 여자가 되고 싶었다. 아름답고 섹시하고 매혹적인 여자. 지나가면 남자들이 모두 바라본다.

  그녀는 세면에 얼굴을 씻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이마가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면 얼마나 좋을까.’ 왜냐하면 이마가 넓적한 게 아니라 동글동글 튀어나온 짱구이마가 더 보기 좋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머리를 넘기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녀는 장미꽃 잎을 욕조에 풀어 헤친다.  호수에 안개가 모락모락 피오르듯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옷을 벗어졌다.  욕조에 몸을 담그면 기분이 풀리는 느낌이다. 휴대폰이 물에 젖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욕조 곁에 놓아두었다.


[고은] 선생님 저 이마 좀 수술하고 싶어요?

[현수] 이마는 왜?

[고은] 이마 라인이 울퉁불퉁 하지 않고 동그랗고 매끄러웠으면 좋겠어요!


고은이 물에 젖은 손으로 문자를 보냈다. 현수는 고은의 문자를 보며 ‘저렇게 예쁘면서도 더 예뻐지고 싶은 것이 욕심인가 자연 그대로가 좋은데…….’ 하고 생각했다.


[고은] 예쁜 이마를 왜 손을 대는 거야?

[현수]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심는 거예요!”

[고은] 심는 거?


현수는 번역하느라 사전을 찾아보다가 그녀의 문자에 답했다.


[고은] 아 몰라요!


그녀는 갑작스럽게 심통이 났다. 그녀는 욕조에 몸을 밀어 넣었다.


[현수] 우린 세대차이가 확실한가봐! 우린 대화도 힘들 것 같아!


현수가 원고를 보다 말고 방해가 되는 것 같아 그리 문자를 보냈다.


[고은] 선생님 정말,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거예요?

[현수] 왜? 내가 뭘 어쨌다고!


그가 항변하고 나섰다.


[고은] 그렇게 하면, 선생님은…….

[고은] 제가 선생님을 얼마나 사랑하는 줄 몰라서 그러시는 거예요?


고은은 머리를 욕조에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갑자기 심각해진 것이다.


[고은] 사랑에 나이 차이가 뭐 문제 되는 건 아니잖아요.


[현수] 하긴, 사랑은 국경이 없는 거지! 해리슨 포드는 서른다섯 살 차이나 되니까!


[고은] 봐요 그렇잖아요!


[현수] 그래도 우린 안 돼. 어쨌든!


[고은] 선생님!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으세요! 제가 유서를 써서 선생님이 나를 받아주지 않아서 자살했다고 보도 나오는 꼴을 보고 싶으신 거예요!


[현수] 아니 그럴 거까지야 없고……. 지금 협박하는 거니! 제발 진정 좀 해!


[고은] 아뇨! 전 선생님하고 같이 살래요! 선생님이 아내랑 헤어지면 되잖아요!



고은은 단호하다. 그녀는 자신처럼 예쁜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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