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새꽃
땅의 냉기가 가득차고
흰 눈이 쌓여 있어도
망설임도 없이 피워버렸다.
능선을 내려온
산,
하얗게 쌓인 눈 위로
뻘쭘하게
꽃망울을 터트렸다.
눈이 또 쌓이고
바람도 부는데
철 모르는 아이처럼
차고 언 땅인 줄도 모르고
나를 고백해 버렸다
눈이 더 쌓이고
노랗게 핀 마음이
눈으로 덮히고 또 덮히더라도
하얀 희망이라 믿으며
봄이 올거라는 설레임으로.
이제 세상이 차가워도
더이상 차갑지 않으려고
뿌리를 내리는 동안 어둠만큼,
이제는 밝아지고 싶어서.
꽃샘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차가운 언 땅에
그토록 견뎌왔던 어둠은 이제 그만,
햇살 곱지 않는 날에도
흐린 날이라해도
내 사랑 꽃피워보려고.
일본에서는 정월 초하루 새해 인사를 가면서 선물로 들고 간다고 하여 원일초(元日草)라 부르기도 한다.
복수초는 입춘부터 우수 즈음에 볼 수 있는 꽃이다. 숲 속 양지바른 곳에서 눈을 뚫고 나와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복수초를 보면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른 봄에 얼음 사이에서 피어난다고 하여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