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순만 Mar 22. 2021

겨울과 봄 사이에

따스함과 차가움 사이

봄이 왔다는데

나는 추워서 견딜 수 없어

 햇살이 쏟아지는데

내 몸에는 새순도 피워지지 않아

찬 바람이 불어도

눈이 내려도

꽃은 피워야 겠어요


찬 바람이 살을 아리게

하는 꽃 샘 추위에도

양지가 있는 곳으로 향해

마음에 꽃은 피는 법.


찬 바람이 흥건히 불어도

그냥

젖은 채로 이제 지지 않는 꽃을 피워야 겠어요

차가운 어둠이 와도

이제 버텨야 겠어요

역경이 와도

견디는 시간이 지나면

그 어떤 식으로

열매는 맺힐 테니까


나를 버틸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 싸늘한 바람이 스치고

비가 와도

천둥이 번쩍거리며 하늘을 흔들어도

그 모든 역경은

더 견고하게 나의 꽃을 피우게 하려는

시련이겠지요

나를 날려보낼 수 있는 시간이

그때는 견디어 왔던

시간이 얼마나 내 영혼을 영글게 하고

삶이 삶닯게 했는지를

알게 되겠지요.

한 계단 두계단

올라간 만큼 또 내려 올테지만

오르는 시간도

내려가는 시간도

삶은 소중함을 담는 시간이겠죠

나무 토막 같은 굳어버져 버린 단단해야 했던

시간이 지나고

수분 조차 날려 보내는

순간이라도

기억 어딘가에

보랏빛 라벤더 향은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담게 색칠하겠지요


찬 바람이

불고

어둠이 있었기에

따스한 바람도 불고

맑은 햇살이

꽃피는 기쁨도 있겠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과 땅, 그리고 나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