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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y 31. 2021

생각의 영역의 안과밖

생각의 한계로 인한 상실의 예

동그라미를 그려놓으면 안과 밖이 존재한다.  

동그라미가 공간이 될 때 구(globe)가 되고 그게 땅일 때 지구라고 한다.

동물들은 자신의 배설물로 영역표시를 하고

인간은 점유물과 혈연을 통해 관계망을 형성시킨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선택할 영역이 없다고 해서 불행해 할 일도 아니다.

인간은 저마다의 잣대로 세상을 재단하고 판단한다.

우리가 뻗칠 수 없거나 미칠 수 없는 부분에 까지 신경을 쓰는 일은 영역 밖의 일이다.

생각의 영역만큼 그 사람은 살고 생각의 영역이 정작 미치지 못할 때 그 사람은 영역밖의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어도 관여할 필요가 없다.

인간의 영역, 신의 영역, 동물의 영역은 정말 모를 일이다.


방송에서 우연히 본 이야기 인데 알콩달콩 사는 부부가 있었다. 아이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남자 아이다.


엄마 나 혈액형이 A형이래!


  남편은 깜짝놀라 대체 무슨 소리야 하려다가 그 말을 참았다. 자신이 B형이고 아내도 B형이니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은 B형이나 O형인데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하는 의구심, 이 일로 남편은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자식이 내 자식이 아닌 셈이고 그 사이 아내는 딴 놈이랑 부정한 짓을 한 셈이다.  


  남편은 자식을 함부로 대했고 아내도 함부로 대했다. 그리고 자식이 급기야 죽고 아내와 이혼을 했다. 하지만 이 일로 아내는 자식을 잃은 슬픔과 오해로 인한 억울함으로 자살을 택한다.

    

  남편은 몇년 후 우연히 혈액형 검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 답을 얻었다. 자신이 A형이라는 것이다. B형이 아니라.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처자를 잃게 된 셈이었다.


  가끔 우리는 선택의 영역을 벗어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정보를 토대로 현재를 재단한다. 우리는 어떤 유전자로 어떻게 현재를 받아들이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모두 알까. 그리는 우리의 몸에 무슨 병이 있는지 마음의 병이 무엇이고 미처 알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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