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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Jan 30. 2022

이 구역의 미친 X

상처를 가진 사람들

<이 구역의 미친 X>

  이 드라마의 핵심은 단순 스토리를 엮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있다. 일상생활에 있을 수 있는 개연성이다.


  휘오가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내내 옆에 앉은 여자의 통화소리를 시끄럽다. 버스에 내려서 누가버린 우산을 쓰지만 망가진 것이다.  삼선 슬리퍼가 벗겨져 뒷따라 오는 여자에게 던져달라 한다.  


  휘오와 민경은 정신과 산담과 자신의 옆집이어서 동선이 같았던 까닭.


  민경은 비오는 날 선그라스에 꽃을 꽂고 병원을 향한다.  꽃의 이름은 기다림의 꽃말을 지닌 '쑥부쟁이'. 이 둘은 싸우다가 만나는 사이로 거의 싸우다 만나든 좋아서 만나든 등장인물이 만나면 이야기가 엮여진다. 보통 순탄하고 별일 없는 것 보다 서로 다투고 갈등하는 것에 독자의 흥미를 끌 요소가 더 많다고 한다.


  여자는 쑥부쟁이 꽃을 꽂고 다니는데 이건 작가의 미친 X의 동양적인 관념을 포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선그라스 또한 자신을 감추고 싶어하는 이민경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표출한 부분이라 추측된다. 




 


  노휘오(정우,정우의 본명 김정국, 1981)는 정직 먹은 경찰이다. 아파트에 살다 보면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다.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나을 때도 있다. 이민경(오연서,1987)은 유부남을 사귀다가 회사에 쫓겨나 휘오 집 옆에서 산다.

 

  자꾸 엮이면서 싸우게 되고 다투게 되면서 일상생활에서 있을만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개연성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연성(蓋然性)은 극 중에서도 중요하다. 있을 수 없는 일을 억지로 꾸며내거나 개연성이 없는 SF(science fiction)에도 정도가 있는데, 허구에도 정도가 있는데, 그 정도를 벗어나면 드라마의 매력은 급속도로 떨어진다.


  사람들은 저마다 강하다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강한 것도 아니다. 아니, 각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렇다고 저마다 그들은 강할까 하는 질문에 온전할 수 있을까.


  단순하지만 감정에 관련된 이야기는 가벼울 것 같지만, 정신적인 갈등에 관련은 늘 전쟁을 치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개인의 문제는 남녀, 가족, 사회적 만남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 개인은 갖가지 문제를 갖고 있으며 그 문제는 아는 사람만 알고, 또한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무엇으로 힘들어하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성격장애의 인지치료>(Aaron T. Beck, Arthur Freeman, Denise D. Davis, & Associates, 민병배, 유성진 공역, 학지사, 2008)는 다양한 성격장애문제를 다루고 있다.

   성격의 동기 이론은 도식(schema)라는 입력된 자료로 한 개인의 인격에 종합적으로 작용한다.  도식(schema)과 양식(mode)의 활성화 및 도식의 행동이 발연에 대한 논의를 토대로 정신병리의 관련성을 개관으로 본 책을 서술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사건의 실체와 사회적 인식사이에서의 갭(gap)이 존재한다. 한 사람에게 개인적 문제가 세상에 드러날 때 어떤 형태로 표면화되는가에 대한 단서를 지닌다.

  실마리의 핵심을 찾고 나면 그것에 딸려 있는 실타래 처럼 풀려나는 실체는 진실과 외곡의 차이에서 사람들은 보고싶은 것만 보고, 진실을 드려다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1) 누구나 부분적으로 성격장애는 존재할 수 있다.

   과한다 덜하다에 따라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성격장애가 있다. 분노저절이 심한 사람이과 회피성 인격장애이 만나게 되면 화를 내는 사람에 의해 회피성 인격장애는 은둔형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2) 인지적 도식

   성냥을 그어서 불이 붙을 때 그 불이 얼마나 큰 화재를 만들것인지 그대로 꺼질것인지는 불이 붙었을 때의 환경적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이 많은 곳에 불을 꺼지기 쉽겠지만 발화를 할만한 요소가 있을 때 그 불은 분명 다른 불이다. 똑 같은 사건에도 그것이 어떤 형태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를 달라질 수 있다.

(3) 상처는 아물어도 아프다

  상처를 내고 나면 상처를 낸 사람이 용서하고 사과한다고 그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상처는 아물어도 흔적이 남는다. 바로 홍터이다.

   흉터는 정신적인 형태로도 여파가 남는다. 사람 사는 일은 다 그만그만하게 살기마련이다. 배거프면 먹으면 되고 목마르면 마시면 되고, 마려우면 가면 된다. 복잡한 이론적 근거 못지 않게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느낌이 있다.

  부지불식간에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누군가에게 힘들게 했다면 사과를 해야한다. 그러나 사과를 했다고 해서 상처를 아무는 것이 아닐지라도.


(4) 성격장애에 관한 힐링


   인간은 저마다 자신의 상처를 힐링하기 위해 본능적 감각적인 행동을 한다. 누군가는 과도하게 잠을 잘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약을 먹는다. 누구는 사람을 만나서 치를 받고 누구는 먹는 것으로 치유를 한다.  각자 그 무엇이 가장 맞는 것이라 할 수 없지만 각자 회복력과 치유력을 통해 자생적 치유 방법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의 전반적 스토리는 지루함이 없이 가치사슬value chain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있어, 그리 현란하고 스펙터클하지 않다고 해도 작품성이나 연기도 매력적인 드라마로 평가된다.


(5) 정신과 상담


  스토리는 주인공 노희오와 이민경의 상담을 통해 주인공이 변화하며 서로가 치료하고 보호해주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민경은 유기견을 키우고 전직 경찰 희오의 보호를 받는다. 실상 민경같은 개릭터를 이해해주기란 쉽지 않다.

   이민경은 누가 봐도 시선이 가는 얼굴이다. 그러나 얼굴예쁘다고 다 봐주는 세상도 아니다. 얼굴 못지 않게 중요한 연기에서 자연스럼, 실제 캐릭터가 튀어나오는 것 같은 자연스런 연기가 놀랍니다. 남친이 되어 호루라기를 불면 무작정 달려오는 남자, 그리고 아무리 설득을 한다고 해도 세상에 의심을 갖고 대할 수 밖에 없을 만큼 현대인이 멍들어 있다는 호소력은 현대사회의 멍든 현실을 여과없이 잘 드러냈다.


  상담은 누군가에게 치유를 위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뿐이지 한 개인의 삶을 발전하거나 개화시킬수는 없다. 개인이 더 많은 긍정의 요소에 혼을 불어넣어주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즉 개인이 정신적 주체가 되어서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6) 사랑의 정신적 치유

   

  감정에 대한 경천동지 즉 하늘이 놀라고 땅이 뒤집힐 만큼의 요인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사랑은 가장 강력한 치유력을 갖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편의점 알바와 바에서 닥치는대로 일하는 이수현이나 여장을 하고 나온 세미젠더 이승엽 커플도 가까워 지며 현실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인공의 힐링의 방식을 억지가 아닌 자연 발생적인 사건으로 잘 엮은 성공적 드라마로 작가나 배역, 촬영자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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