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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04. 2022

겨울사랑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하얀 눈은 다른 생애속으로 뛰어들고 따스한 겨울이 된다. 문정희 시는 읽을 수록 야하지만 진솔하고 숨김이 없다. 그런 면에서 문학에서 이단아라고 불리지만 매력적이다.  거추장스러움을 빼버린 상큼함이 있다.


Apt Scenery

|눈|


하얀 눈송이는 자유롭게 날리는 몸,

이제 하늘이 운다

하얀 맨살의 몸뚱이로

너의 땅에 안긴다


하얀 꽃송이

 머릿결 한 쪽에 꽂아 좀 미친 것 같아

차아를 하얗게 드러내며

망설임도 없이

하얀 관능으로

하늘을 휘젓는다


사랑이 하늘에 온 통 가득차 있어

사랑이 운다.

환희가 가득차 소리도 없이 쌓인다.



이별


편지 접을 때

나도 접고 싶었다




나만의 공간


살다 보면 발도 깊게 뿌리를 내리는 것 같아

익숙해진 곳을 좀 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고

낯선 곳을 가는 것이 겁이나 내가 나를 가둬버린 것일까

좀 처럼 나만의 공간에서 누구도 오지 않고 누구도 올 수 없다



  겨울, 창밖에 눈이 날리고 추우면 추울수록 실내는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드물고 희귀하고 흔하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다운 것이다. 갖기 쉽고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이 바로 소중하다.


겨울과


눈이 오면 겨울이다

그러나 눈이 오지 않아도 겨울이다

봄에 눈이 오면 봄이 아니다

꽃이 피면 겨울이어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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