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순만 Sep 28. 2022

그때 나는

해변을 걷다


해변을 맨 발로 걸을 때

발걸음 하나하나가

심장이 뛰게 했다


하늘에 그림처럼 날아가는 갈매기도

구름도, 해변도

내 앞을 걸어가는 발걸음도

수채화로 그려놓은 그림을 걷는 듯했다


수척한 어깨도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해변의 모래처럼

가지런히 그려내고

곡선으로 휘어진 해변처럼

부드러워서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시선을 어찌 둘지 몰랐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바람은 구름 사탕처럼 달콤했다

아름다운 그대 앞에서

나는 누구였을까

철없는 소년처럼 나는

어색한 채로

나는 너의 풍경에 펼쳐진

파도이고 싶었다

하늘이고 싶었다

너에게 부서지는 바다이고 싶었다


<그때 나는>


작가의 이전글 수평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