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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Jan 11. 2023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4원소설과 오행

  

 능하면 최대한 사람을 안 보고 안 만나고, 살려고 해도, 사회속에서 사는 나는, 그런 사회적 관계human social network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는데 사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잘 모른다. 그의 시학poetics은 눈여겨 읽어봤지만, 플라톤의 <향연>, <공화국republic> 처럼 와 닿지 않는다. 플라톤의 동굴비유나 사회현상의 이해는 감탄을 절로나오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동양의 동중서, 왕충, 송대의 주돈이, 정이, 장재 근현대의 펑우란 등 음양오행설의 그것과 달리 서양의 근원적요소가 된다.


CC.BY. SA. Retrieved WiKi.

  한난조습, 그러니까 차고 뜨겁고, 건조하고 습하고가 4원소설로 깔끔하게 정리된다.  이를 두고 지수화풍으로 정의하기도 하는데, 풍wind은 공기의 흐름이므로 같은 맥락이다.

4원소설 출처:나무위키

 동양에서는 물은 북쪽이고 현무(거북이 몸에 암수동체인 뱀 ), 겨울의 상징한다.  오행에서의 수water이며 이는 하늘에 임과 계, 땅에서의 해pig와 자rat가 그러하다. 반면 흙은 오행의 중심에 있고 계절마다 겨울의 축cow, 봄의 진dragon, 여름의 양sheep, 가을의 술dog가 있어, 이를.진술축미라 한다.

  동양의 목화토금수에서 '봄과 동쪽'을 상징하는 나무와 가을과 서쪽을 상징하는 바위rock 혹은 칼ax,sword를 상징하는 것은 서양에서 공기air로 대체가 된다. 그렇다면 공기는 무엇으로 해석될까.


  공기air는 허공이며, 하늘이며, 공간이다.  하늘이 남성이라면 땅은 여성이고 불이 남성이라면 물은 여성일 것이다. 공기는 공empty과 기energy인데, 이것을 시간적 영역이라기 보다 공간적 영역이다. 그렇다면 시간과 공간은 무엇인가. 모든 인간은 시공을 산다. 공간이 있지만 시간이 없다면 머무를 수 없는 죽음이 되고, 시간은 있지만 공간이 없으면 머무를 공간이 없으므로 떠도는 영혼이다. 즉 인간이 존재하자면 시간과 공간은 필수적 요인이다.

  

  인간은 사회를 떠날 수 없이 살 수 없지만 인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여의 경계인것 같다. 가지각색의 사람이 있고, 또 독특한 사람이 있고, 빨리 죽는 사람이 있고, 이기적으로 자신이 필요할때만 연락하고, 배려받기만원하고 배려해주지 않는 사람이 있고, 일방적으로 희생하기를 바라는 사람있으면사 희생은 자신은 절대로 희생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두 남자를 남편으로 두는 여자가 있고, 한 여자도 곁에 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살거나 저렇게 살거나 각자의 삶은, 세상을 살아가는 인류학적anthropolgic 관점이다.


  어쨌거나 세상을 잘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뭐든 만족하면서 각자 살아가면 된다. 똑똑하든 말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거나 상처를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찾아가면 된다.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지만, 세상에서는 이러든 저러든 상처받을 일이 많다. 그것은 다분히 상대적 개념이므로.


   최대한 덜 만나고 덜 친해지고 스스로의 목적이 많은 사람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라면, 해볼만하다. 어중간한 만남은 없는 편이 낫다.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날 때 어색함과 의식해야 하는 것으로 진을 빼는 것보다는.


  상처를 받지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마음의 문을 닫고 아무도 만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그것으로 외로움을 느낀다면 상처를 받는다 해도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죽는 것처럼 만남의 기쁨이 있으면 무엇으로든 상처는 받기마련이다. 그렇다면 상처를 받아도 괜찮아 좋아하고 사랑해서 기쁠일 수 있다면, 그렇게 정의를 내려야 하는 것일까.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경계의 정도를 잘 지켜야하고 상대에게 기대자체를 버려야 한다. 아니 기대라기 보다 실망할만한 것을 상처를 덮듯 덮어질 수 있는 미덕을 지님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회복탄력성을 지녀야 한다.

 

  상처를 4원소설에 대치한다면 사로 극이 되는 요소일 것이다. 오행에서는 나무를 도끼가 도끼질을 하며(금극목), 나무가 흙을 헤쳐서 영양분을 흡수하고(목극토), 흙이 물이 흘러갈 길을 막으며(토극수), 물이 불을 끄고(수극화), 불이 금속을 녹인다(화극금).

  

  상처는 어떤 것에서 내고, 상처를 무엇으로 받을까.


대인관계에서 가장 상처를 받는 핵심에는 언어가 있다. 누구든 사소한 말을 듣게되도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기때문에. 그 상처가 되는 말들는 자신도 모르게 문득 내뱉는 말일 때가 많다. 혀는 불을 뜻하고 그 불은 언제나 관계의 화근이 된다.

  싫은 말도 공개된 곳에서 하면 엄청난 상처를 받겠지만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고 타이르듯 하면 상처가 되지 않는다.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만, 더 놀라운 것은 상처를 주었으면서도 상처를 주었는지도 모를때는 더 심각하다.


왜 그리 살이 쪘니?

-한 번이라도 같이 걸어봤나?

왜 그리 말랐니?

-먹을 것 한 번 사달라고 마른건데..

얼굴이 핼쓱해졌어?

- 관심 좀 가져 달라고.

머리가 왜 그 모양이야?

-미용사의  독특한 스타일...

다리 떨면 복나가.

-혈액순환에 좋다던데.

너 때문에 못살겠다.

-나 때문에 살면서.

너 때문에 미치겠다.

- 아얀집에 문병갈게요.

반만이라도 해봐라.

- .

거지같은 놈.

-마음은 부자거든.

멍청한 놈.

-어쩌라고.

돼지같아.

-하마같은데...

멸치같아.

-저 갈비같은데요.

왜 그리 짐이 많아?

-부자라서요.


  상기 언어들은 거의 외모나 행동에 비아냥이다. 정신적으로 일순 당황스럽고, 갑작스럽게 이렇게 말하면 한대 때려주고 싶을지 모르지만 통쾌하게 반박할 수 있을 말도 잘 떠르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무엇에 상처를 받는지 무엇으로 힘들어 하는지, 그것에 방어기제는 무엇으로 해야할지. 막무가내로 상처를 받는 것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은 것인지. 관계를 차단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내면에 스스로가 상처를 왜 받는지 생각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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