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과 진심
수국 ( Hydrangea [haidréindʒiǝ]) 의 꽃말은 '변덕과 진심', '처녀의 꿈'을 의미한다. 수국의 잎을 말려 만든 차를 감로차(甘露茶), 이슬차라고도 한다.
아무도 발이 닿지 않는 인적이 드문 곳에 가면, 거기에는 수천 년 동안이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왜 나(수국)를 바라보지 않았냐?'라고 나무라는 것 같이 느껴진다.
수국은 '진심'을 담은 꽃이면서 '변덕'의 의미를 지닌 꽃이다. 수국은 조금만 건조해져도 말라 버리는 꽃이지만 물속에 담가 두면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다시 살아나는 신비스러운 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을 애별이고(愛別離苦)라고 한다. 불교(佛敎)에서 말하는 팔고(八苦)의 하나 중에 하나이다. 이와 상대되는 말이 원증회고(怨憎會苦)인데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이다. 싫어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억지로 만나는 것이고 만나고 싫지만 만나는 일이다. 사람을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한다. 싫어하는 사람은 원래 좋아했던 것이기에 사랑하는 마음 다음으로 탄생하는 것이 미움이 되는 것이다.
애증(愛憎)이라는 말은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데, 애정과 증오를 동시에 지니는 심리상태이다(나무위키 참조). 애증은 영어로 'Love-Hate Relationship'이며, 프레너미(Friend - Enemy: Frenemy)라는 신조어를 쓰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다툼이 없고 힘겨운 싸움이 없다면 그 사랑은 아마 살아 있지 않는 사랑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일은 늘 근심하고 걱정하는 일이다. 묘한 심리적인 변화에도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이 느껴지고, 즐거웠던 마음도 금세 시끄러워지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절대로 해서는 실수를 한 것인 양 자책한다.
세상을 사는데 어떻게 늘 행복할 수만 있겠는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다툼도 생기고 원망도 생긴다. 다툼은 오래되고 지속되면 버겁다. 견딜 수 없는 마음이 되면 회피성 거리를 만들게 된다.
다툼은 자신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힘들게 하는 것도 없다.
한국속담에 '도끼 가진 놈이 바늘 가진 놈을 못 당한다'는 말이 있다. 연인들끼리, 혹은 부부싸움에서 거의 말수가 적은 남자가 늘 밀리는 경우를 도끼로 비유한 것은 아닐까 싶다. 싸움에는 늘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지만 싸우는 당사자들보다 구경하는 사람이 더욱 난처할 때가 많다.
영국 속담에는 '그림과 싸움은 떨어져서 구경하라'는 말이 있다. 수십 년 싸우는 전쟁에도 끝이 있듯이 전쟁을 끝이 나지만 전쟁은 늘 수많은 마음의 상처와 사람들이 죽는다.
매우 날렵한 토끼를 뒤쫓던 개가 토끼를 잡지 못해 둘 다 지쳐서 죽었다. 지나가는 농부가 별일이다 라며 개와 토끼를 주워서 음식으로 했다는 것이 고사로 견토지쟁(犬兎之爭)이라고 한다. 전쟁을 치르는 나라는 주변국가들이 늘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늘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고 마음이 상처가 나지 않도록 배려하는 일은 일보다 더 힘든 일이다. 그것은 감정적인 배려가 되어야 하면서 오해받을 만한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의 일이 어디 뜻대로 되는가. 싸움의 요소들은 일상에서도 곳곳에 있기 마련이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지만 6월은 붉은 조팝꽃, 수련, 패랭이꽃, 꽃들이 피어난다. 행여나 달이 달이 나올까 꽃 피우는 달맞이꽃도 이때 피어닌다.
아름다운 꽃일수록 야생화여서 일상생활에는 눈여겨 찾지 않으면 찾기 힘들다.
사랑의 가슴앓이로 뒤엉킨 마음의 오해를 풀고 진실한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는 수국 또한 찾기 어렵다.
산속에서 수국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수국을 찾아가 볼 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