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한 시간 남짓 불침번을 서고 다시 잠든 뒤, 눈을 뜨니 어느새 금요일이 시작되어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제식을 하러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다. 비는 어제에 이어 내렸고, 우리는 서둘러 식사를 마친 뒤 철수했다.
마침내 총기를 받았다. 총기 번호는 기록할 수 없으니 생략한다. 이곳에서는 총기를 곧 애인이라 한다. 늘 곁에 두고, 어디서든 품어야 하는 존재. 막상 손에 쥐자 두려움이 앞섰다. 총기 수여식을 마치고 교육을 받았으며, 점심을 먹은 후에는 모형 수류탄을 받았다. 이어진 교육 역시 민감한 탓에 적지 않겠다.
오후에는 예방접종을 맞았다. 좌우 어깨에 하나씩. 혹서기라 이른 시간이라 여겨지지 않았으나, 오후 두 시에 씻을 수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판초우의를 입었으나, 낡은 비옷은 다시금 몸을 더럽히는 듯했다.
한참 동안 관물대를 정리하다 소대장과 상담을 했다. 그가 내 가족만이 아는 일을 알고 있는 것을 보니, 아버지와 이미 통화한 듯했다. 저녁 무렵, 생활관 동료들과 더 많은 말을 나누었다. 어제보다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