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휴일인가, 아닌가

by 올빼미

주말이라 하여 잠을 넉넉히 주었으니, 오랜만에 깊은 잠을 누렸다. 일찍 눈을 뜬 김에 우리 생활관을 기록해 두려 한다. 글씨체는 흐트러져 있음을 양해해야 할 것이다.


생활관은 모두 열다섯. 침상은 평상式이고, 관물대는 오래된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다. 시설은 낡았으나, 동기들은 좋은 전우들이다. 나는 이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그 다음은 S다. 나머지는 서로 비슷한 나이로 입대한 이들이다. 곧 기상이 다가오니, 이 기록은 일단락한다.


아침 점호를 마치고 교육을 받았다. 이어지는 강의와 훈시, 휴일이라 하기 어려울 만큼 빼곡한 시간표였다. 잠시 동기들과 잡담을 나누다, 휴대전화가 주어졌다. 한 시간 동안 부모와의 통화, 그것은 꿀보다도 달콤하였다.


부모님과의 대화 속에서, 소대장이 이미 아버지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부모님은 내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으니, 막혔던 가슴이 조금은 풀린 듯하다 하셨다. 밀리패스에 가입하고, 판초우의를 말린 뒤 저녁을 먹었다. 다시 보급품을 받고 군화를 닦았다. 그러나 하루가 저물 무렵, 문득 의문이 떠올랐다.


“오늘이 과연 휴일이었던가.”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4화 총기와 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