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점호를 마치고 총기를 손질했다. 이제는 손끝이 제법 익어, 총을 닦는 일에도 능숙해졌다. 필기시험에 대비하여 공부하며, 총기의 명칭을 하나하나 외웠다.
오전은 긴 대기 시간으로 흘러갔다. 기다림은 군대에서도 지루하기만 했다.
옆 생활관에서 코로나 환자가 나와 소대장이 그를 격리하고, 전 생활관에 방역을 실시했다.
점심을 마친 뒤에는 또 다른 종류의 평가를 치렀고, 이어 화생방을 대비해 방독면을 착용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교육 중 소대장이 내일 예정되었던 화생방 훈련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이유는 무더운 날씨였다. 나는 그 소식에 안도했다. 내가 안도한 것은 폐쇄공포증 때문이 아니었다. 만약 나만 열외된다면, 동기들과 함께 겪는 고통을 나누지 못해 공감이 옅어지고, 동기애가 끊어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전체가 하지 않게 되니 그 염려가 사라졌다.
오후에는 보급품을 추가로 더 받았다. 무더운 날씨 속에 보급병들이 애써 뛰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 이후 책을 읽고, 저녁을 먹었다. 택배를 나르는 일에 분대장들끼리 누가 맡을지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난감한 상황 속에서, 무거운 택배를 들고 서 있는 것은 우리 생활관의 몫이었다. 그러나 조교인 분대장들끼리 다투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낯설지만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를 닦고 책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저녁 점호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다만 내 장이 불편했다. 부모님께 유산균을 챙겨 달라 부탁해야 할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