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수류탄과 팬티도둑

by 올빼미

오늘은 수류탄을 던지는 날이었다. 물론 세열탄이 아닌 연습용이었으나, 그럼에도 긴장은 있었다. 던지는 곳까지 걸어가는 동안 땀이 줄줄 흘렀다. 소대장의 시범을 본 뒤, 연습용 수류탄의 폭음에 놀랐다. 나는 두려움에 떨 줄 알았으나 의외로 안정적이고 쉽게 던졌다. 훈련을 마친 뒤, 전 훈련병들에게 파워에이드를 나누어주어서 시원하게 마셨다.


생활관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는데, 그곳에서 사건이 있었다. 우리 생활관 동기 A의 속옷이 사라진 것이다. 모두 찾아보았고 분대장까지 나섰으나, 끝내 범인은 드러나지 않았다. 소문으로만 듣던 ‘군대 팬티 도둑’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었다.


점심 무렵부터는 열이 오르고 마음이 가라앉았다. 약을 제때 먹지 못해서였을까, 아니면 몸과 마음이 서서히 지쳐가는 탓이었을까. 강사 교육이 있었으나 내용은 유치하게만 들렸다. 이어 대대 설문을 작성하고, 정신전력 교육을 받았다.


잠시 동기들과 수다를 떨고 책을 읽었다. Y와는 과학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 점호는 무사히 끝났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제 분대장들과도 조금은 말이 트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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