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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남자친구 잡을 수 있을까?

믿거나말거나 떠난 남친 잡는 세가지 방법

오래 입은 옷은 헤어지기 마련이다.

기우고 꿰매서 나랑 다시 만나지게 되는 옷도 있고, 의류수거함으로 들어가 영영 헤어지는 옷도 있다.

내 몸에 딱 맞는 옷. 당연히 찾기 어렵다. 내 몸에 딱 맞게 만든 맞춤복도 시간이 지나면 내 몸에 맞지 않게 된다. 처음부터 안 맞는 기성복은 시간이 지나면 신기하게 맞게 되기도 하고 또 안 맞아지게 되기도 한다. 나와 옷은 그대로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꼭 들어맞는 시기가 잠깐 동안 스칠 때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단 한 번도 맞지 않는 옷도 있다.


좋아하는 옷이 헤어지면 레이어드를 하는 방법을 찾거나, 지퍼, 단추 등의 아이템 빨을 더해 더욱 최애옷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사고는 완전히 다르다. 도저히 세탁할 수 없을 만큼 지저분한 양념, 흙탕물을 뒤집어쓰거나, 넘어져 구멍이 나고 잡아당겨 찢어지는 경우. 어쩔 수없이 버리게 된다. 예기치 못한 사고는 나와 옷을 떼어 놓는다.    


일상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옷을 찾아 우리는 비슷한 것을 찾아 헤맨다. 옷장을 볼 때마다 아쉽고 그 옷과 함께했던 상황마다 서운하다.  

     

내가 입던 옷처럼, 관계도 헤어지게 된다.

영원할 것 같지만 시간 속에 남루해지고 빛이 바래면 헤어진다.

뜻밖의 사고로 갈라서기도 하고, 준비 못한 이별로 한동안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

     

옷과 사랑의 공통점

1. 모든건 돌고 돈다

그 옷 너무 촌스럽지 않니? 라는 말에 옷을 버리면 곧 후회한다. 왜냐면 유행은 돌고 도니까. 똑같은 옷이지만 시대에 따라 촌스러웠다가, 예뻤다가하는 것처럼, 사랑도 돌고 돈다. 나한테 상처준사람, 신기하게도 다음 사랑에 상처 받아 울고.. 상처받은 나는 다음번 사랑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처만 주고받는 게 아니라 사랑도 주고받는 게 포인트다. 사랑을 줬으면, 사랑을 받을 차례고 사랑을 받았으면, 사랑을 줄 차례다. 무섭지만 그게 진리고, 신기하게 그리 되더라. 그러니 사랑받았다고 우쭐하지 말고, 사랑만 줬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이번 순서는 그랬구나 하면 될 일이다.    

     

2. 아끼다 똥 된다

비싸서 아껴 입다가 몇 번 못 입고 버리게 되는 옷이 꼭 있다. 옷장 속에서 잠만 자다가 색깔이 바래거나 곰팡이가 피기도 하고.. 언제 맞았나 싶을 정도로 내 몸이 달라져 있기도 한다. 유행이 지나버려 입고 나가기 애매해지는 경우도 있다. 사랑도 그렇다. 나중에 상황이 될 때, 모든 게 갖춰졌을 때 사랑해야지 하고 있다가는 똥이 된다. 그때그때 사랑도 맘껏 해야한다. 그 순간, 그 때만 할 수 있는 사랑이 있다. 그래야 사랑이 끝나도 미련이 없다.   

     

헤어진 남자친구 잡는 법

헤어진 사람을 잡는 법은 최종목적에 따라 좀 다르다. 재회가 목적이라면 잡지 않는 것이 잡는 법이다. 무슨 이유에서건 손을 놓아버린 관계를 되돌리는 데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회에 성공하더라도 이전 관계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나, 서로에게 줬던 상처 때문에 그늘이 드리워진 채 결국 이별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회가 아니라, 지금 당장 힘든 마음에 투정과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거라면 세가지 진상을 추천한다. 딱 한번쯤은 잡힐 수도 있다. 그리고 영영 못 보는 거다.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tip

(재회가 목적인 잡지 않는 방법은 넘어가도록 한다. 이별이후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X를 잡지 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 치맥으로 유혹한다

사람에 따라서 피맥, 찜맥, 삼소, 회소 등으로 응용가능하다. X의 동선을 잘 추리해서 혼자 심심하고 배고프게 있을 시간대를 공략한다. 절대 재밌게 놀고 있을 불금, 불토에는 시도조차 하지마라. 초라한 X의 마지막으로 기억될 확률이 크다.

     

2. 비밀번호를 공략한다

함께 쓰던 메일, 통장, SNS 비번 등의 처리 날짜를 잡는다. 데이트 통장을 만들 때 사인은 내꺼, 도장은 X꺼, 이런 날을 대비해서 통장을 만들 때도 공동 명의로 해두었을 테니까. 그러면 통장을 해약할 때도 둘이 함께 가야 한다. 통장 해지하게 언제 만나자는 말에, 괜찮으니 너 다 가져. 라고 말하는 X라면 “정말 좋은 사람이었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별의 선물(함께 모은 데이트 통장비용)로 맛있는 거 먹으러 가면 된다.   

     

3. 선빵을 날린다

이 방법은 헤어지기 직전부터 해야 하는 방법이다. 헤어질 것 같거나 남자 쪽에서 권태를 느끼는 촉이 온다면 꼭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해야 한다. 사귀는 동안 남자 쪽에서 실망감을 많이 느꼈거나 권태를 느껴서 먼저 헤어지자고 하면, 다시 잡힐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여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서 이별하면, 남자가 잡힐 수도 있다. 그리고 잡힌 남자에게는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바뀐 모습이 없는 관계에서, 남자가 진짜로 마지막 이별을 말하기까지의 유예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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