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썸남카톡인가 썽난카톡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오는카톡이 고와야 가는카톡도 곱다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하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때.

카톡을 주고받으며 울다 웃었다 할 때.

가만히 있다가 울다 웃었다 할 때.

그렇게 감정이 태도가 되는 모습을 보일 때.

     

내 친구는 썸을 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쩍 나에게 상담이 많아졌다. 너 같으면 어떻게 할 거야? 라며 시험에 드는 일도 종종 있다. 신이시여.. 제가 썸을 타길 바라지도 않으니 제 친구의 썸도 멈추어 주시옵소서.  

     

썸남카톡, 그것이 궁금하다

우선은 내 친구가 카톡으로 ‘썸생썸사’하는 이유를 들여다봐야 한다. 도대체 썸남카톡에 왜 울고 웃는 걸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썸을 탈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도 달라져왔다. 편지와 엽서, 삐삐 음성, PC통신, 그리고 SNS 메신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며 마음이 마음으로 전달되는 속도가 단축 된 만큼, 썸을 타는 속도도 짧아졌다.  

빠르고 간편하게 전달되고 확인하는 마음, 사랑에도 효율성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썸이란 것이 형식화됐는지도 모르겠다.

썸남카톡에 울고 웃는 이유는 카톡 문장, 이모티콘 하나에 마음이 오간다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쉽게 보내는 만큼 쉽게 판단되어지는 마음, 그래서 썸이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일테다.

어쨌든 썸이라는 것을 타고 있는 상대방과의 카톡에서 우리의 관계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이건 무슨 뜻인지, 어떤 의도가 있는지 자꾸 확인하고 싶고 확신 받고 싶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있잖아. 너네는 이런 상황이면..” 하고 테스트 질문을 돌려가며 풀게 한다.

썸에 살고 썸에 죽는 썸남썸녀들, 하지만 카톡으로 마음을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마음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의사소통은 상대방의 눈빛, 표정, 행동, 말투..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하나의 행위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빠진 채 문자로만 주고받는 마음에 진정성이 얼마나 들어가 있을 수 있을까.

     

안 고운 카톡

-뭐해?

-(3시간뒤) 일

-> 미운 카톡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운 카톡

-뭐해?

-(3시간뒤) 일한다고 이제 봤어. 오후에도 좀 바쁠 것 같아. 마치고 전화해도 될까?

-> 고운 카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는 카톡이 고와야 가는 카톡이 곱다

끝나가는 썸이거나, 일방적인 썸, 문어발 썸 등. 내가 확인하지 못한 상대방의 썸 상황은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가 있다. 이런 경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함무라비 법전같은 썸 리그에서도 통용되는 말이 있다. 바로 ‘오는 카톡이 고와야 가는 카톡이 곱다’ 이다. 말인 즉슨, 예쁜 마음이 안 왔는데 예쁜 마음이 갈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효율성을 따지는 카톡에서의 썸이다. 최대한의 마음을 담아 최소한의 기다림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 썸남카톡이다. 조금 확대해석하면 카톡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다. 카톡을 보내고 기다리는 사람은 선톡을 보내고 탑톡을 기다리는 시간이 영겁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럼 그 시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는 어떻게 할건지 대충 이야기 해주는 카톡이 고운 카톡이다.

     


썸은 카톡으로 시작해 카톡으로 끝난다

바쁜 현대사회에서는 썸조차도 빨리 처리해야하는 하나의 업무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카톡으로 시작해 카톡으로 끝나는 썸도 부지기수다. 얼굴 한번 못 본 썸녀, 썸남도 많다. 카톡만으로도 이 사람이 어떤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나.. 물론 그런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자가 익숙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카톡을 아예 깔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만날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진국스타일도 있다. 그래서 카톡으로 끝나는 썸이 아쉽기도 하다.

얼마 전에 카카오톡에서 카톡 알림음을 26개로 추가해 업데이트했다. ‘카톡왔숑~’, ‘카톡카톡’ 같은 알림음 외에도 ‘뭐해뭐해’, ‘야’, ‘사랑해’, ‘자니?’등이 추가되어 이슈가 됐었다. 썸이 좋았을 때는 알림음이 ‘뭐해뭐해’ 였다가 안 좋을 땐 ‘야’, 상대방은 남인데 나 혼자 썸이면 ‘자니’가 되는 스토리를 추가한 걸까. 지금 하고 있는 카톡이 썸남카톡이냐 썽난카톡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말을 해 좀 말을 해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해 좀 말을 해

이렇게 €흐지부지 되는 €관곈 €싫어

다 그냥 하는 말이었니

아님 이런 여자들이€많았던 거니

재고 따져보니 별로였니

아니 말을 해 우리€사귀자고

-진아의 ‘To 썸남’

     

썸을 탈 때 읽씹과 차단을 할 수 있는 카톡은 썸을 타는 가장 쉬운 도구다. 다음소스트가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에 걸쳐 블로그(7억 4천555만 9901건)와 트위터(98억 2천54만 8716건)를 통해 스마트 세대의 연애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가 재밌다. 2011년만 해도 '썸'(2만 328회)보다는 '어장관리'(3만 7495회)의 사용 빈도가 높았지만 2012년부터 역전세를 보이다 2014년 노래 '썸'이 나오면서부터는 썸이라는 단어가 공식화되었다. (부산일보, SNS사랑법 참조) 그래서 썸남카톡을 분석하는 일은 연애로 가기 전 관문, 썸을 통과하는데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카톡 안의 간단한 문자와 이모티콘에서 연애의 감정을 찾아 떠나는 썸모험가들에게 썸남카톡 분석은 당연한 일일테다. 일단 카톡에서의 썸이 성공을 해야 연애를 시작할 수 있는 시대다.

     


작가의 이전글 헤어진 남자친구 잡을 수 있을까?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