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득

한여름 토요일에 쓴 일기

덥다

by ownscale

토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습한 아침이다. 햇빛은 뜨거운 편인데 습한 걸 보면 있으나 마나 한 태양이 아닌가하며 원망이 든다. 밝게만 만들어 달라 하늘에 달아 둘 것이였으면 태양이 아니라 전구를 달아놓지. 살을 태우기만 하지 말고 이 습한 공기들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살을 꼬집으면 손가락에 살이 들러붙어 떨어질 거 같지 않은 아침이다. 치즈같은 아침이다.


문토 모임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지하철 문이 열리니 여기가 천국인가 싶다. 이어폰을 귀에 꽂으니 매일의 풍경이 이내 가끔의 이야기가 된다.


좀처럼 앉기 힘든 2호선인데 자리가 널널했다. 사람에게는 안전거리라는 것이 있어 모르는 사람과 일정 거리 이하로 가까워지면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럼 나는 대인배여서 출근길, 퇴근길 지하철에 마치 이미 꽉 찬 책장에 마지막 한 권만 더! 라는 듯이 몸을 그리 꾸겨넣었나 아니면 대자대비한 월급님의 응원은 인간 본연의 감정까지 잊게 하는건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