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대하는 부모를 바라보는 아이

by 드림풀러

주말 아침은 평일 아침과는 다르게 아이들도,

나도 여유있게 시작한다.

일아나자마자 밥을 찾는 3살 아들을 위해

얼른 아침을 해결하고 나 한숨 돌릴 수 있다.

배도 부르고, 잠도 충분히 보충한 아이들은 엄마가 설거지 하는 동안 자기들끼리 놀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음식 만들기를 하며 둘이 놀더니 요즘에는 만들기에 빠진 누나를 따라

둘째도 책상에 앉아 뭔가를 만지작 거리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미술 재료와 활동은 은근히 소근육을 많이 써야 하기에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아직 소근육이 누나만큼 발달하지는 못했지만 누나처럼 놀고 싶은 둘째는 도와달라는 말을 못하니 자주 짜증을 부린다.

짜증내는 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주방에서 하던 설거지를 잠시 멈추고 어떤 상황인지 지켜봤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내가 가서 도와줘야 하는 일인지 파악한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잠시 아이의 짜증을 참고 기다려줘야 하고, 도와줘야 하는 일이라면 아이에게 다가가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짜증내는 소리가 점점 커지니 슬슬 아이에게 가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딸 아이의 말이 들렸다.

"유뿡이 왜그래? 이게 잘 안돼?

이렇게 하고 싶어? 누나가 도와줄까?"

2살 위인 5살 딸은 동생을 제법 누나 노릇을 한다.

문제가 해결된걸 보고 다시 설거지를 시작한 나는 고작 5살 아이가 어떻게 동생의 마음과 상황을 읽어주며 도움이 필요한지 의사를 물을 수 있을까 딸이 대견했다.

그리고 딸을 대견하게 키운게 바로 나라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언제 저렇게 하라고 설명했지?'하고

생각에 빠진 찰라에 예전 전공과목 교수님이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함께 떠올랐다.


그날 따라 전공과목을 듣는게 힘들어보였는지 교수님께서 질문을 하셨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결혼을 할텐데

좋은 신랑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줄까요?"

전공과목이 유아교육이다 보니 여자들이 대부분이었고, 특히나 우리 동기들 중에는 남자가 한 명도 없었던터라 질문을 듣고 모두가 초점없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결혼을 잘하려면 좋은 아빠가 될 것 같은 남자와 결혼하면 되요. 그리고 사람을 인성을 보려면 남자를 마트에 데려가서 마트 직원분께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보세요."

그 당시에는 '괜찮은 기준이네~'하고 흘려 보냈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도 나이를 먹고 나니

그 시절 교수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었다.


나와 관계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그 사람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누구나 나와 관계가 깊은 사람,

내가 이득을 봐야 하는 사람에게는

눈치도 보고 잘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내가 이득 볼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내가 도움을 받지 않을 사람,

즉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인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생각되는 또 하나는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태도도 기준이 될 수 있다.

흔히 노약자라고 불리는 노인분들과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아이를 대하는 말과 행동은 아이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와는 상관없다.

아이를 대할 때 친절하고 상냥한지가

척도가 아니고 아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지가 더 중요하게 봐야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무심코 내뱉는 말에는 말하는 사람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담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말에서 그 사람의 색깔이 드러난다. 말보다 더 진한 색깔이 담기는게 행동이다.

그래서 아이는 백번 말하는 부모의 말보다

한 번 보는 부모의 행동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말의 내용 보다는 말투,

말을 할 때 짓고 있는 엄마의 표정과 행동은 아이에게 시각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아이는 더 많은 정보를 받은만큼 더 쉽게 내재화 시킨다.

동생을 대하는 딸 아이의 말과 행동은 결국 나에게서 온 것이었다.

딸이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부터 자신에게 대했던 엄마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습득하고 표현한 모습이었다.

친정 부모님께

"우리 집에는 걸어다니는 CCTV가 있다"는

우스갯 말이 더 이상 우습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내뱉는 말부터 행동까지 엄마의 무게가 지긋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내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나니

그 동안의 내 행동과 말을 되짚어 보면서 앞으로 더욱 조심하고 생각해서 행동하고 말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더불어 내 아이에게 내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점검해보게 되었다.


나는 인생의 목적 중 하나가

"인격적 소양을 갖춘 사람"으로 늙어가는거다.

인격적 소양을 갖춘다는건 쉽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이루지 못 할 정도로 어려운 것도 아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 생각과 마음, 행동을 다듬어가면 된다.

그 시작은 바로 집에서 자주 만나는

내 가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무리 밖에서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더라도

내 아이와 남편에게 까칠한 사람이면

아무 의미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오늘 내 아이에게 어떻게 대했는가?"

"조금의 배려를 보이고 아이의 생각을 궁금해했던가?"


행여 오늘 그러지 못했더라도 반성하고

복기하는 시간을 가지면 적어도 내일은

조금이나마 달라져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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