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은 내가 이끌며 살 것이다.

by 보통의 하루

19년간 쉼 없이 달려오던 내 커리어를 한순간 놓아버리고 육아에 집중하는 삶을 시작한 지 7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회사 스케줄에 따라서, 매니저의 부름에 따라서, 내 스케줄이 정해지는 것과 달리 온전히 내가 스스로 내 하루를 설계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이다 보니 평일 아침 7시 정도부터 글로벌 콜로 시작해서 정말 미팅이 많은 날에는 10개 넘는 미팅이 밤 12시까지 쉼 없이 있을 때가 있었다.

그만큼 매일의 칼렌더는 빈틈없이 꽉꽉 차 있었고, 매니저가 되고 7명의 direct report 팀원이 생기고는, 팀 스케줄까지 6개월 앞선 일정까지도 미리 잡아두지 않으면 1:1 조차 할 시간이 없어 잠을 줄여가며 매일 30분 정도는 자기 전이나 아침에 눈 뜨지 마자 스케줄 관리부터 시작했더랬다.


그랬던 내가 한순간 일정이 없는 상태가 되자 처음 며칠은 자유, 해방이라는 느낌보다는 허전함이 컸고,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한 달가량은 방황을 했었다. 예전처럼 가득 채운 스케줄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일이 없는 내가 어색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리고 깨달은 것이 바로, 비워야지만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는 거다.

그런 마음이 들고부터는 명상을 주기적으로 시작했다. 마음이 허전할 때, 또는 마음이 조급해질 때, 마음이 방황을 할 때,

무엇을 더 하려고 해답을 찾으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런 순간이 오면 잔잔한 음악을 켜 두고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들숨과 날숨에 집중을 하다 보면 어느새 공명의 상태에 다다르게 되고, 그렇게 10분가량 명상하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리고 빈 시간에는 그간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었다.

해외에 나와 있다 보니 한글 책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요즘에는 전자책이 잘 되어있어 웬만해서는 전자책으로 원할 때 바로 구입해서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읽다가 인쇄본 책에 내 생각을 쓰면서 꼭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배송비가 더 큰 상황이 되더라도 해외배송을 통해 받아서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좋은 점은, 마음이 차분해지고 불안한 마음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 삶을 이끌면서 살고 싶어졌다. 타인이 설정해 놓은 스케줄에 맞춰 살면서 내 시간을 타인의 기준에 따라서 매겨놓은 가치에 맞춰 돈을 받는 삶이 아닌, 내가 이끌고 내가 행복한 내 진정한 삶을 살고 싶어졌다. 일을 하고 있을 때도 이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때도 역시 나는 내가 모든 리스크를 통제해야 하는 상태에서의 내 삶을 이끌려고 했던 것 같다.


나는 육아 휴직을 하게 되면서, 1년 동안 벌이는 없지만, 남편의 퇴직금과 그간 보험료 등 기타 가용할 수 있는 돈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1년 안에 뭔가 나 스스로의 수익을 내면 되겠다는 계획 하에 철저하게 준비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육휴를 하고 방황을 시기에는 마냥 흘러가는 시간이 불안하고 무서웠었다.


그런데 조금 더 이 생활에 익숙해지고, 여러 책을 많이 읽으면서 생활에 적용해보려고 하고, 무엇보다 명상을 통해 놓아 버림을 연습하다 보니, 성급한 마음이 사라졌고, 신기한 건 그러다 보니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풀리기 어려울 것 같던 위기 상황에서도 이상하리만치 해결책이 나왔다.


진정한 내 삶을 행복하게 내가 이끌면서 살아간다는 건, 아직도 정확한 정답은 모르지만, 현재에 집중하면서 현재에 충실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함과 자존감이 충만함이 쌓여서 미래가 만들어진다는 믿음으로 산다는 거.


태어나서 43년만에 나는 처음으로, 내가 행복한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을 하고, 해결해나가면서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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