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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Dec 05. 2021

파도가 치는 산

"그렇게 결핍을 통해 내가 놓인 곳을 알게 됩니다"

마른 잎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려

서로에게 쉼 없이 부딪히니

나는 정말로 산에서 파도 소리를 들었습니다


바다 향기는 나지 않았지만

그래서 비로소 풀의 내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꽃들이 만든 향의 화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두 발을 딛고 있는 곳이

평생을 흔들리다 떨어진 나뭇잎 위인지

평생을 파도에 쓸려가던 모래알 위인지

그렇게 결핍을 통해 내가 놓인 곳을 알게 됩니다


부족함을 등불 삼으니

파도 소리를 들어도

나는 바다에 쓸려 갈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지긋이 눈 감고 그저 감상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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