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 Krisis der europaischen ...
"후설은 여기서 어떤 '위기를' 언급하고 있는가? 약간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실증 학문, 더 특수하게는 과학의 객관주의 패러다임이 지나치게 성공적 이어왔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위기는 극적 몰락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조용하게 작동하는 무지에서도 드러난다. 후설에 따르면. 실증 과학은 더 이상 상자신의 토대를, 그리고 자신의 최정적 한계를 반성하지 않을 만큼 막대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저 기술적 진보의 문제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학문들이 작동하는 바로 그러한 (형이상학적) 틀에 붙어 있는 근본적 문제들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진리란 무엇인가?' '지식이란 무엇인가?' '실재란 무엇인가?' '훌륭하고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들이 그러하듯이. 달리 말하자면, 실증 과학들은 존재론적, 인식론적 해명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또한 그들의 실존론적 타당성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이유로 후설은 학문이 철학적으로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 파산해 버렸다고 고발한다." -후설의 현상학 p.220
"후설이 결코 실재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틀리고, 부당하고, 불필요하다고 암시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야겠다. 반대로 후설이 비판하고자 했던 전부는 바로 과학의 우쭐대는 자기 이해에 있는 어떤 요소들이다. 한편으로, 후설은 실재가 과학에 의해 정의된다는, 다시 말해 실재는 물리학에 의해 파악되고 기술될 수 있는 것과 동일하며, 따라서 책상, 의자, 책, 국가와 같은 일상적 대상들의 실재에 대한 상식적 믿음은 그저 거대한 환영일 뿐이라는 과학적 가정에 도전하고자 했다. 다른 한편에서 후설은, 과학의 무미건조한 객관주의(실재를 주관성과 해석, 그리고 역사적 공동체로부터 절대적으로 독립적인 것의 견지에서 정의하고자 하는 시도)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했다. 후설은 과학적 이론과 기술의 타당성을 인정하며, 심지어 이것들이 우리의 일상적 관찰보다 더욱더 높은 정도의 객관성을 획득한다는 것조차 시인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후설이 반복해서 지적하듯이, 우리가 이러한 배경에서 1) 오직 과학적 설명만이 참된 실재를 포착할 수 있다거나 2) 과학적 설명들이 아주 철저한 의미에서 우리의 경험적, 개념적 관점에 독립적인 무언가를 어떻게든 붙잡아준다고 결론 내린다면, 우리는 잘못된 추론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과학이 실재에 대한 절대적 기술, 즉 전지적 관점에서의 기술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오해다. 우리는 물리학이 존재하는 것의 유일한 결정권자이며, 진지하게 취해져야 할 모든 개념들이 정밀과학의 어휘와 개념적 장치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가정을 거부해야만 한다." -후설의 현상학 p.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