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ire du mensonge
"비록 누군가가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더라도 엄밀한 의미에서 누군가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은 구조적인 이유로 언제나 불가능합니다. ‘내가 말한 것은 참이 아니다. 분명히 내가 틀렸지만, 나는 속이려고 하지 않았다. 선의였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상대로 우리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습니다. ... 자, 여기서 제가 표명해야 한다고 믿는 거짓말의 전통적 정의에 대립하는 하나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정의의 우세한 형태에서 거짓말은 어떤 사실이나 상태가 아닙니다. 거짓말은 의도적인 행위(intentional act), 즉 ‘거짓말하기‘(lying)입니다. 정해진 거짓말(the lie)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하기’라고 부르는 발언, 그 말하기를 원하는 바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 거짓말인가’라고 묻기보다는 ‘거짓말한다’는 것은 ‘무엇을 한다는 것인가, 무엇보다도 거짓말할 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거짓말의 역사 p.25
"절대적 거짓말 개념에서 우리가 의심하는 것은 이 개념이 절대적 지식, 구성 요소에서 성찰적 자의식의 절대적 지식으로 남아있는 절대 지식을 전제한다는 점입니다. 정의에 따르면 거짓말하는 사람은 그 진실을 알고 있거나 아니면 모든 진실을 알고 있거나, 적어도 자신이 생각하는 바의 진실을 알고 있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있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것의 차이를 알고 있습니다. 즉 그는 자신이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 대체-이미지는 원본, 설령 더 유리하게 재현됐어도 더는 원본을 가리키지 않고 재현물에서 대체물의 지위로 옮겨가며 대체물을 더 많이 가리키게 되고, 현대적 거짓말 과정은 진실의 은폐가 아니라, 현실의 파괴 혹은 원본 자료의 파괴가 될 겁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전통적 거짓말과 현대적 거짓말의 차이는 아주 흔히 '은폐하다'와 '파괴하다'의 차이로 귀결된다." -거짓말의 역사 p.42
"한 가지 고백해야 합니다. 서둘러 결론을 내리면서 아무것도, 누구도 거짓말의 역사로서 이 같은 역사와 거짓말 자체의 역사의 필요성과 존재를 결코 '증명'할 수, 다름 아니라 엄격한 의미에서 지식과 이론적 논증과 결정적 판단에 '증명한다'라고 부르는 것을 할 수 없을 겁니다. 이 같은 역사, 거짓말의 역사는 지식의 이론적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거짓말의 역사는 아마도 지식, 모든 가능한 지식에 호소하겠지만, 이 같은 역사는 지식에 구조적으로 이질적인 상태로 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만 지식 너머에 거짓말의 역사 -만일 그런 것이 있다면- 가 있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뿐입니다." -거짓말의 역사 p.118